나무와 딱따구리
숲 길에서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딱따구리는 자기가 내는 소리에 취해
살점이 뜯겨나가며 내는
나무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한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그 상처를 견디느라
긴 세월을 보냈을
어떤 나무에게
딱따구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봄이 되면 이 세상에 있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쏜살 같이 사라지는 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언제나 영원한 아름다움 속에 머물 수 있을지
그래서 그리운 이들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더 그립지요.
며칠 전 전철 안에서 저를 툭툭 치며 당당히 손을 내밀던 할아버지를 외면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있습니다. 거절한 것을 합리화를 시키자면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결국 가난한 이웃을 외면했거든요.
또 딱따구리처럼 가난한 이들에게 상처를 주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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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심장 안에 내 생명을 놓았기에 어둠 속 십자가 위, 네가 숨을 거둘 때 내 심장도 멎었다. 하느님 말씀 안에 내 존재를 두었기에 빛이 차오르는 무덤 속 네가 숨을 내쉴 때 내 심장도 뛰기 시작했다. 쓰디쓴 좁은 길을 걸어 영원한 길이 된 내 아들아, 꽃으로 피어난 상처를 안고 하늘에 닿은 내 아들아.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번 부활은 정말 부활 같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2014.04.21
조회 수: 5247
당신과 하나이고 싶다는 소망이 얼마나 무서운 고백인가요? 찢기고 부서진 채 밑바닥에 넘어져 오직 가슴에 머문 별 하나 기억하며 눈물 떨굴 때 반항하고 소리치며 도리질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침묵 속에서 언어를 잊어야 할 때 삶의 십자가 길이 되지 않고 시간의 가시관에 꽃은 피지 않아 허름하고 낡은 영혼 만신창이가 될 때 당신과 하나가 되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두려운 사랑인가요?
2014.04.05
조회 수: 5722
피안을 향한 당신을 위해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영혼 욕망의 이끼 덮혀 맑은 물살 가르지 못하고 당신 발이 넘어지게 했습니다. 하늘로 오르려는 당신을 위해 사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마음 이기심의 녹이 끼어 빛나는 햇살 드러내지 못하고 당신 손이 미끄러지게 했습니다. 내 눈이 내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날 사랑을 담지 않았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아파오는 날 빈 ...
2014.03.05
조회 수: 5939
다른 샘에서 솟아났을지라도 서로에게 물살을 내어주지 않으면 더 큰 흐름을 이룰 수 없습니다. 각자의 흐름으로 달려왔을지라도 서로의 손길을 맞잡지 않으면 넘어서며 나아갈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물꼬를 터주며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라는 간절한 부르심. 출렁이며 빛살로 퍼지는 바다에 닿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흘러가지 않으면 깊이도 넓이도 모를 그 끝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얼마 전...
2013.11.25
조회 수: 4202
숲 길에서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딱따구리는 자기가 내는 소리에 취해 살점이 뜯겨나가며 내는 나무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한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그 상처를 견디느라 긴 세월을 보냈을 어떤 나무에게 딱따구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봄이 되면 이 세상에 있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쏜살 같이 사라지는 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언제나 영원한 아름다움 속에 머물 수 있을지 그래...
2013.05.21
조회 수: 6432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대로 어둠이 내려도 발길 재촉하지 않으며 반딧불만한 빛 하나 없어도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으로 발길을 옮기면 됩니다. 길섶 나무들의 향기와 흐르는 물소리를 이정표 삼아 조용히 나아가면 됩니다. 어둠이 내려도 당황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세차게 불어오는 찬바람 속에 한 겹 한 겹 옷깃을 여미며 밝은 빛, 포근한 온기로 늘 열려있는 집 언제나 팔 벌인 당신이 계신 곳으로 하염없이 걸어가면 됩니다. (201...
2013.04.26
조회 수: 6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