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동안 걸었던 습관으로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대로
어둠이 내려도
발길 재촉하지 않으며
반딧불만한
빛 하나 없어도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으로
발길을 옮기면 됩니다.
길섶 나무들의 향기와
흐르는 물소리를 이정표 삼아
조용히 나아가면 됩니다.
어둠이 내려도
당황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세차게 불어오는 찬바람 속에
한 겹 한 겹 옷깃을 여미며
밝은 빛, 포근한 온기로
늘 열려있는 집
언제나 팔 벌인 당신이 계신 곳으로
하염없이 걸어가면 됩니다.
(2013.4.23)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때때로 힘겨울 때면 오랫동안 해오던 대로 기도하고 쉬고 일하고 그저 하느님을 기억하며 충실히
사는 길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깨닫곤 합니다. 금년 봄은 유달리 춥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네요.
벚꽃 앞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웃고 소릴 지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이 게시물을
네 심장 안에 내 생명을 놓았기에 어둠 속 십자가 위, 네가 숨을 거둘 때 내 심장도 멎었다. 하느님 말씀 안에 내 존재를 두었기에 빛이 차오르는 무덤 속 네가 숨을 내쉴 때 내 심장도 뛰기 시작했다. 쓰디쓴 좁은 길을 걸어 영원한 길이 된 내 아들아, 꽃으로 피어난 상처를 안고 하늘에 닿은 내 아들아.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번 부활은 정말 부활 같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2014.04.21
조회 수: 5247
당신과 하나이고 싶다는 소망이 얼마나 무서운 고백인가요? 찢기고 부서진 채 밑바닥에 넘어져 오직 가슴에 머문 별 하나 기억하며 눈물 떨굴 때 반항하고 소리치며 도리질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침묵 속에서 언어를 잊어야 할 때 삶의 십자가 길이 되지 않고 시간의 가시관에 꽃은 피지 않아 허름하고 낡은 영혼 만신창이가 될 때 당신과 하나가 되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두려운 사랑인가요?
2014.04.05
조회 수: 5722
피안을 향한 당신을 위해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영혼 욕망의 이끼 덮혀 맑은 물살 가르지 못하고 당신 발이 넘어지게 했습니다. 하늘로 오르려는 당신을 위해 사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마음 이기심의 녹이 끼어 빛나는 햇살 드러내지 못하고 당신 손이 미끄러지게 했습니다. 내 눈이 내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날 사랑을 담지 않았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아파오는 날 빈 ...
2014.03.05
조회 수: 5939
다른 샘에서 솟아났을지라도 서로에게 물살을 내어주지 않으면 더 큰 흐름을 이룰 수 없습니다. 각자의 흐름으로 달려왔을지라도 서로의 손길을 맞잡지 않으면 넘어서며 나아갈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물꼬를 터주며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라는 간절한 부르심. 출렁이며 빛살로 퍼지는 바다에 닿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흘러가지 않으면 깊이도 넓이도 모를 그 끝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얼마 전...
2013.11.25
조회 수: 4202
숲 길에서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딱따구리는 자기가 내는 소리에 취해 살점이 뜯겨나가며 내는 나무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한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젠가 그 상처를 견디느라 긴 세월을 보냈을 어떤 나무에게 딱따구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봄이 되면 이 세상에 있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쏜살 같이 사라지는 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언제나 영원한 아름다움 속에 머물 수 있을지 그래...
2013.05.21
조회 수: 6432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대로 어둠이 내려도 발길 재촉하지 않으며 반딧불만한 빛 하나 없어도 오랫동안 걸었던 습관으로 발길을 옮기면 됩니다. 길섶 나무들의 향기와 흐르는 물소리를 이정표 삼아 조용히 나아가면 됩니다. 어둠이 내려도 당황하거나 허둥대지 않고 세차게 불어오는 찬바람 속에 한 겹 한 겹 옷깃을 여미며 밝은 빛, 포근한 온기로 늘 열려있는 집 언제나 팔 벌인 당신이 계신 곳으로 하염없이 걸어가면 됩니다. (201...
2013.04.26
조회 수: 6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