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
여행 중에
길과
만나는 사람이
늘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겨진 이유가
무엇인지 찾지 못해도
함께 있으나 오히려 쓸쓸한 마음이
슬며시 바람을 일으켜도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 합니다.
이제는 머지않아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되고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이들이니
꿈을 꾸지 못하는
이 시간일지라도
깊은 숨으로 맞아들이려 합니다.
(2011. 10.9 밤기차 안에서)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학교 개교 기념일이 끼어 주말을 기해 이틀 휴가를 지리산으로 다녀왔습니다.
늘 아름다운 자연의 고요 속에 있으면 사그러가는 불씨가 다시 타오르듯
제 안에 숨겨져 있는 영감들이 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이 가을, 깊은 숨을 쉬며 살아야겠지요.
*'강가'의 지리산 반야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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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흘동안 그 사흘동안 어머니는 아드님의 부활을 기다림으로 키워내고 있었지요. 그 사흘동안 베드로는 스스로를 손가락질하며 가슴을 뜯고 있었지요. 그 사흘동안 제자들은 떠나온 곳을 향해 처진 어깨로 길을 떠났고 그 사흘동안 유다스는 피묻은 돈을 움켜지고 온몸을 떨고 있었지요. 그 사흘동안 빌라도는 판결 내린 손을 들여다보았고 그 사흘동안 대사제와 원로들은 ‘혹시 혹시’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지요. 그 사흘동안 ...
2012.04.05
조회 수: 4810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틀 전, 대학 신문사에서 함께 기자를 했던 선배언니를 만났습니다. 그 언니가 38년 전, 대학때부터 보냈던 내 모든 편지를 보관하고 있다가 돌려주어 요즘 시간있을 때면 읽고 있습니다. 엣 생각이, 그리고 그 때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그 때 읽었던 책, 보았던 영화, 들었던 이야기, 그 때 나의 느낌. 너무 새롭고 전혀 기억이 안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망각이 좋은 것일 수도 있구나, 시간의 흐름이...
2011.12.17
조회 수: 4894
가을 나무 같은 나무에 붙어 있어도 잎이 변해가는 순간은 모두 다르지요 같은 바람인데도 잎들이 떨어지는 모습은 제각각이지요. 아직도 그 초록빛이 남아 여전히 아쉬운 듯 매달려 있거나. 황홀하게 불타올라 빙글빙글 춤추듯 내려앉고 때론 상처로 구멍이 송송 뚫려 쓸쓸하게 떨어지는 잎까지도. 한 찰나에 한 줄기 바람의 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데려가는지. 저물어가는 이 가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요. 언제 건 가야할 순간 ...
2011.12.07
조회 수: 6617
여행 중에 길과 만나는 사람이 늘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겨진 이유가 무엇인지 찾지 못해도 함께 있으나 오히려 쓸쓸한 마음이 슬며시 바람을 일으켜도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 합니다. 이제는 머지않아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되고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이들이니 꿈을 꾸지 못하는 이 시간일지라도 깊은 숨으로 맞아들이려 합니다. (2011. 10.9 밤기차 안에서)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학교 개교 기념일이 끼어...
2011.10.11
조회 수: 6273
이 강물의 끝에 이 강물의 끝에 정말 바다가 있겠지요. 애절한 그리움의 노래를 부르며 있는 힘을 다해 흘러가는 이 강물의 끝에 정말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있겠지요. 갈 길을 막는 바위는 그 끝이 허망한 모래톱이라 하고 발길을 붙잡는 풀들은 그냥 이 웅덩이에 머물라고 하네요. 이 강물을 타고 흐르고 흐르면 정말 푸르고 푸른 바다가 있겠지요. 바닥까지 내려앉은 깊은 슬픔을 포근히 안으며 수없이 스스로를 달래며 확인하고...
2011.08.26
조회 수: 6748
부활절에 그동안 동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버지는 태초의 그 모습으로 생명이 끊긴 아들의 몸에 숨을 불어넣고 계셨을까? 아니면 날개를 편 채 알을 품고 있는 암탉처럼 온 열기를 불어넣으며 아들의 몸을 껴안고 있었을까? 당신이 떠난 후 영혼의 항아리 아무리 눌러 슬픔을 곰삭이려 해도 기억의 창고 더듬고 더듬어 아무리 차곡차곡 정리하려 해도 순식간에 모든 것이 뒤엉켜 후회와 한숨만이 남아 당신 누우신 동굴 ...
2011.04.26
조회 수: 6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