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부활절에 강함이 부끄러움이고 약함이 힘임을, 유력함이 수치이고 무력함이 부(富)임을 당신 주검이 사라져버린 빈 무덤 안에서 뼈 속까지 절절히 알아듣고 내가 간직해온 강함이 슬퍼서 내가 지녀온 유력함이 아파서 가슴을 치며 웁니다. 십자가를 지신 당신 약함이 억울해 목 놓아 소리 지른 내 무지함이, 십자가에 달린 무력함이 안타까워 하늘을 향해 큰소리 친 내 어리석음이 이제 내 눈 앞에 버티고 있어 그토록 그리...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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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큰 나무로 설까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흔들리지 않은 나무로 설까 큰 바람이 불어와 가지 하나 부러뜨려도 시끄러운 새들 날아와 콕콕 쪼아 생채기를 내도 태연히 큰 그늘 늘여놓는 든든한 나무로 설까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꿋꿋한 나무로 설까 에는 듯이 내리쬐는 햇빛도 품고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빗줄기도 맞으며 푸른 하늘 가리는 구름을 무심히 흘러 보내면서 그리움으로 나이테를 키우는 커다란 나무로 설 수 있...
200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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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몸이 되었으니 당신 숨결따라 날아갈 수 있어요. 흰 솜털 머리로 옛 기억을 잊어가도 당신 팔에 안겨 떠나갈 수 있어요. 당신이 내려놓은 곳 어디든 당신이 떨어트린 곳 어디든 그곳 역시 따스한 햇볕 들고 부드러운 빗방울 적실 것이니 화려했던 황금관이 벗겨졌대도 푸르른 녹색 가운 사라졌대도 텅 비어 대롱이 된 자유로움으로 빙글빙글 춤추며 당신 입김 속에 훨훨 날아갈 수 있어요.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어제 다시 중국...
200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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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에 소와 말은 병들어 있고 지푸라기 썩어가는 마구간일지라도 하느님은 오십니다. 별의 광채 희미해지고 산과 들이 황폐해지더라고 하느님은 이 땅에 내려오십니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는 한 영혼이 있고 불가능한 일에도 온갖 의혹에서 벗어난 신뢰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한 영혼이 있는 한, 삼왕의 선물이 없더라도 목동의 경배가 없더라도 말씀은 사람이 되어 오십니다. 짐이 버거워 꿈조차 ...
20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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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에 -가난한 과부의 렙톤 두 닢- 비틀어 물기를 꽉 짜버린 빨래처럼 고단한 시간이 삶의 수분을 빼앗아가 버리고 의미의 손길로 주름진 부분을 애써 펴내려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자비의 물줄기가 분무기로 뿌려지고 은총의 햇살이 다리미가 되어 구겨진 시간을 펴내어 주기까지 있는 힘을 다해 마구간 구석구석을 치우고 있다.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오늘부터 대림절이 시작되네요. 그래서 교회력으로 어느새 일년이 지...
200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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