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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튼 수녀회

지리산 자락에서

 






지리산 자락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아프게 되고


희뿌연 매연의 물결 속에 앓게 될 때





오늘 


가슴 가득 담았던 이 산자락에 숨으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은 구름 흰 구름 오가며


몇 차례 비를 뿌리고


잠깐씩 얼굴 내미는 해님과 숨바꼭질 하는 곳





서로를 간지럼 태우며 웃는


나무들의 소리를 들으며


뜰 한쪽 보랏빛 키 작은 풀꽃이 되길


간절히 바라던 이곳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씻어내고


녹색 산빛으로 눈을 닦아내고


맑은 바람에 마음을 비워낸 날.





곳곳에 드리워진 하느님 손길이


내 작은 우주를 가득 채운 이곳에


고요히 머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8.29)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 시를 올립니다.

한국에 들어와 참으로 가보고 싶었던 지리산에 들어가 이틀을 쉬었습니다. 사실을 말하면 컴퓨터를 들고가 해야할 일 속에 있었지만 홀로 자연에 둘러쌓여 있어선지 복잡한 작업이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자연은 치유하는 하느님의 손인듯 합니다. 그리고 저는 중국에서 이 손을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모릅니다 . 

요즘 머물고 있는 이곳 본원은 공사로 시끄럽고 번잡합니다. 뒤치닥거리하는 수녀님들의 수고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런 중에도 재미있는 것은 공사하시는 분들 중 몇 분이 가톨릭 신자시라고 하는데 얼마 전 아버지가 수녀원에서 일한다고 자랑을 하셨다고 해  그 가족들이 수녀원에 구경을 하러 왔었습니다.

아저씨들이 정말 성실하게 땀을 흘리며 일하시는 모습에 종일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는 저는 죄송하기만 합니다.

오늘 밤, 태풍으로 인해 많은 곳에 큰 피해가 나 마음이 무겁고 바람이 할킨 상처로 마음까지 무너진 피해입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손을 우리 인간이 무분별하게 헤쳐나 이런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겠지요.

 

 

* 사진은 제 동생인 이상운 내과 원장이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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