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 속으로 걸어갑니다.
흐르는 강물에서 벗어나
어둠 속으로 걸어갑니다.
온갖 짐 내려놓고
목매던 굴레도 벗고
굶주림 삭이던
풀마저 뒤로하고
금빛 하늘
이 땅에 내려왔으니
어둠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둠 속 저 깊은 곳
끝없는 하늘 열려있고
눈부신 빛 타오르고 있으니
슬픔도 두려움도 없이
어둠 속으로 나아갑니다.
(2009.9.29)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7년 만에 한국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 지인을 만나고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노란 들판 위로
펼쳐지는 황금빛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1년에 한 두번 만나는 사진작가 사촌 오빠는 몽골에 가서
강의를 했다며 몽골에서 사용한 엽서 한 장을보여주었습니다.
오빠의 설명을 들으며 오빠가 찍은 사진 엽서를 보면서
내 마음 안에서는 시 한 편이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사진도 마음으로 보며 찍어야 한다는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나, 이웃에 대한 사랑도,
아니 이 우주에 대한 사랑도 결국 표면에 가려진 아름다움과 진실을
마음으로 읽어내는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창조의 순간 하느님이 보시니 참 좋았으니까.
죽음 앞에서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며 이제 주변을 정리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없는 내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죽음 후에 열릴 부활의 문을 조금씩 엿보고 있습니다.
어둠 속을 깊이 들여다 보면 그 안에 빛나는 빛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