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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튼 수녀회

2025년 부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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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빛에 이끌려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애절한 목소리로

어둠을 깨우는 새가 되게 하소서

 

동터오는 새벽

신비로운 무덤 곁에서

당신을 만난 그 황홀함으로

높이 높이 솟구쳐 올라

기쁨의 춤을 추는 새가 되게 하소서

 

그 다음엔

당신 십자가로 고요히 내려와

아픔으로 찢긴 모든 생명체를 안고서

 

산산이 조각난 세상

날카로운 발톱만이 전부인 사람들에게

 

사랑만이 희망이고

사랑만이 평화임을

목 놓아 노래하는 새가 되게 하소서

 

(2025년 4월 18일)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 시를 올립니다. 아직도 세상이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좀

조용해지니 제 마음도 좀 고요해졌고 또 제가 사는 성요셉학교 분원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게 되어 본원에 와 있게 되니 아름다운 전례 속에서 묻혀있는 영감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요한 수도회의 한 수사님이 제 이름을 듣더니 "아, 수녀원 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수녀님이라"고 반가워 하셨습니다.  저는 그 순간 잊고 있었던 이곳의 글쓰기를 떠올렸습니다.

성삼일 전례는 광주대교구 원로 사제인 이종희 신부님께서 해주시는데 성목요일 최후만찬 미사에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를, 성금요일 수난예식에서는 실재 가능성, 우리는 죽음 이후에 부활이 있다는 실재 가능성을 믿고 있기에 슬픔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어제 수난 예절 동안 저에겐 이 말씀보다 쇠약해지고 수술을 앞두고 다리를 끌며 입당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주변에 십자가에 매달린 오늘날의 예수님들을 떠올리며 마음 깊이 깊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께서 후배 신부님들이 신부님이 이렇게 되실 줄 몰랐다고 해서 나도 몰랐다고 응수했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예절 후 신부님께 저도 곧 그 길을 따라갈 것이라 말씀 드렸습니다. 이제 나이에 따른 여러 한계들을 실감하고 있으니까요.

최근에 읽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희망>이란 자서전에서 믿음과 사랑 두 자매 사이에 어린 자매 희망이 있다면서 이런 말씀을 하셧습니다.

"믿음이 지금 눈 앞에 있는 것만을 바라보는 동안 희망은 앞으로 피어날 것들을 봅니다.

사랑이 현재의 것만을 품는 동안 희망은 미래에 태어날 것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습니다,

그렇게 희망은 믿음과 사랑, 이 두 자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그들을 앞으로 이끌며 모두 함께 나아가게 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이 어린 자매를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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