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빛에 이끌려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애절한 목소리로 어둠을 깨우는 새가 되게 하소서 동터오는 새벽 신비로운 무덤 곁에서 당신을 만난 그 황홀함으로 높이 높이 솟구쳐 올라 기쁨의 춤을 추는 새가 되게 하소서 그 다음엔 당신 십자가로 고요히 내려와 아픔으로 찢긴 모든 생명체를 안고서 산산이 조각난 세상 날카로운 발톱만이 전부인 사람들에게 사랑만이 희망이고 사랑만이 평화임을 목 놓아 노래하는 ...
2025.04.19
조회 수: 233
- 길 떠나는 아들에게- 내일이면 길을 떠나는 아들아, 이제야 네게 줄 이 주머니를 꺼내 놓는다. 네가 태어났을 때 먼 동방에서 온 현자들이 네게 주었던 선물을. 그들이 왔을 때 나는 즉시 대단한 손님이 왔음을 알았단다. 갑자기 너무도 환한 별빛이 창밖에서 비췄으니까. 첫 방문객인 목동들은 얼마나 달려왔는지 숨이 목에 차 있었다. 너를 만난 그들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나도 느낄 수 있었구나. 그렇지만 긴 여행으로 지친 ...
2023.01.31
조회 수: 709
2022년 성탄에 하느님의 간절함이 짙은 어둠을 뚫고 이 땅 가장 낮은 곳에 닿았습니다.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은, 온 존재로 응답한 가난하고 순결한 어머니에게서 환하고 둥근 사랑으로 태어나셨습니다. 아직도 슬퍼하는 이 많고 여전히 아파하는 이 많은 이 작고 작은 행성 끊어지지 않는 비참함 속에, 버림받고 상처입고 찢긴 이들이 너무도 많은 부서지고 깨진 이 세상에 퍼져가는 빛으로 오셨습니다. 긴 시간을 넘어 먼 거리를 ...
2022.12.24
조회 수: 437
뿌리가 닿은 샘이 너무 멀고 하늘빛은 너무 뜨거워 제 온 몸은 마르고 말라 온통 가시만 남았습니다. 허나 찔리고 찔리면서도 작은 새로 날아와 애타게 노래해주신 당신이 계셨기에 모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긴 밤을 외로움과 슬픔으로 보내고 오늘, 십자나무에 매달려서도 당신을 찌른 이들을 용서해 주시라고 외치신 당신, 사랑하는 주님, 어찌 제 운명은 당신 머리 위에 관(冠)으로 엮어져 여전히 당신을 찌르고 있는 ...
2021.04.02
조회 수: 708
바람과 햇빛이 간지러움으로 잠을 깨우고 새들이 날아와 봉오리에 입 맞추니 온갖 꽃들이 팝콘처럼 터진다. 학생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 가득했던 교정 교실문은 닫혀있고 날마다 수업시간을 알리는 차임벨 소리만 홀로 울고 식사 때면 급식실 앞에서 야옹이며 기다리던 들고양이만 힘없이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코로나19로 쓰러지고 아픈 이들 운명을 달리한 이들과 그 가족들 두려움과 공포로 웅크린 수 많은 이들 그리고 두꺼운 ...
2020.04.07
조회 수: 1405
내 망각의 땅에 한 사람 사라지고 그 이름 지워질 때 내 하늘에선 별 하나 사라지고 내 기억의 창엔 등불 하나 꺼진다. 내 입술 위에 한 단어 사라지고 그 의미 지워질 때 내 세월의 강에선 섬 하나 묻힌다. 그리고 그리고 언젠가 친구인 죽음 얼굴 들이밀며 인사하면 함께 손잡고 영원한 소풍을 떠나고 끝까지 남아있을 그대 사랑은 커다란 광채로 나를 떠올려 또다시 하늘을 채울 것이리. (2019년 9월 21일) +나의 하느님은 하느...
2019.09.24
조회 수: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