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 삶은

그래도 이 삶은
죽음의 씨앗을 품고
조용히 귀 기울이면
생명의 싹이 움트는 소리.
시커먼 강물
고요히 들여다보면
죽지 않으려 몸을 떠올린
물고기가 내는 가쁜 숨소리.
허무의 바람
내 딛고 온 발자국을
깡그리 쓸어 흔적을 없애고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가뭇없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렸어도
기다리고 또 기다릴 수 있음은
신이 내게 주신 쓰라린 훈장.
순간의 고리마다
깨어있음이 상처로 새겨져도
삶이 주는 선물 상자
십자나무만 수북히 쌓여가도
사랑하는 이여,
그래도
이 삶은
신비스럽게 빛나는
황홀한 보석입니다.
(2010.9.20 순교자 대축일에)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9월 28일 중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는 오랜 만에 이곳 본당 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를 봉헌하고 분원공동체가 함께 나가 외식을 했습니다. 각자가 주문한 메뉴가 다 달랐지요.^^
10월 1일부터 5일간 국경절 휴식인데 다 같이 어딜 가볼까 했는데 계속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휴일 동안에도 한국에서 확인을 못한 작업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그제 밤에는 꿈 속에서까지 수정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중국에 돌아오니 가을이긴 한데 겨울같은 느낌입니다. 이 비가 그치면 떨어져야하는 모든 잎들이 제 갈 길을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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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사순절에 - 방사능 비가 내리는 날- 태초의 맑은 비는 사라져 버리고 오늘은 방사능 비가 내리고 있다. 더 가지려는 탐욕과 더 소유하려는 욕심이 더 높은 바벨탑을 쌓고 이젠 그 굴뚝에서 죽음과 소멸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녹색 숲도 푸른 강물도 거친 몸살을 앓으며 갈 길을 잃고 가진 자의 손은 점점 커지고 주린 자의 배는 갈수록 달라붙고 있다. 하늘의 눈은 지금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살...
2011.04.07
조회 수: 6602
우리; 서로 다른 길에 서 있어도 찬란한 빛살 떠올라 날개를 펼칠 때면 당신과 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더라도 같은 별을 품고 같은 물길 떠나지 않는다면 이윽고 멀고 먼 고향을 향해 가벼워진 몸으로 떠나갈 때면 당신 곁에 내가, 늘 품어왔던 그리움을 떨치고 말없이 온 몸짓을 다해 함께 날고 있음을 볼 것입니다. (2011.3.18)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소명여고로 온지 오늘이 17일째 됩니다. 너무나 오랜 기간 떠나있어 적응...
2011.03.19
조회 수: 6162
나처럼 이 나무도 같은 비바람을 맞아왔음을 봅니다. 나처럼 이 바위도 같은 물살 속에 있었음을 봅니다. 옹기 박은 몸으로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이 나무도 민들민들 닳아져 물살을 흘려보내는 이 바위도 매일 햇빛과 바람 비와 눈 있는 대로 맞고 또 보내는 겪어야할 것은 겪고 겪지 않아야할 것도 겪고 이 순간까지 살아온 나처럼 은총의 불길에 사르고 살라가며 그렇게 견디어왔음을 봅니다.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소임이 ...
2011.02.27
조회 수: 6360
내 영혼은 한 그루 나무 세상의 바람 도끼날로 쳐도 죽음을 부르는 벌레들 상처에 파들어가도 빈 둥지를 품고 기다림에 하늘을 보는. 당신은 내 영혼의 둥지에 앉은 찬란한 새. 기도를 먹고 사랑으로 자라는 어둠이 짙을수록 당신 노래 아름다워 칠흑 같은 밤 쏟아지는 별들이 내 품속에 내려와 잠이 든다네. (2011.2.7 계룡산에서)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오랜만에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요즈음 중국에서 들어와 적응하느라 열심...
2011.02.17
조회 수: 6022
오늘, 당신과의 만남이 기뻐 태중에서 뛰노는 세례자 요한을 통해 당신이 오심을 찬미한 엘리사벳 성녀의 놀라움을, 당신을 품고 당신이 자라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기다려온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행복을, 헤아릴 수 없는 길고 긴 시간 찬란한 별을 찾고 밤중 내내, 별빛에 의지해 멀고 먼 길을 찾아온 동방박사들의 믿음을,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천사들의 이 빛나는...
2010.12.25
조회 수: 4438
보나와 마틸다는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중국은 날씨가 많이 서늘한 모양입니다.. 건강하시구요.. 기도중에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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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야, 언니랑 너랑 잘 지낸다니 기쁘구나.
다들 열심히 지내지? 미국에서 너희들을 만난 지가 까마득한 옛날 같다.
하느님 안에서 평화롭게 행복하길 기도한다. 사랑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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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게로 그저 코 앞만 쳐다보고 무식하게 질주하는 삶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놀라며 말입니다.
아, 그래도 "이 삶은 신비스럽게 빛나는 황홀한 보석"임에 틀림없습니다.
내일은 토요일, 한강에 있다는 선유도에 가볼 참입니다. 하느님이 주신 이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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