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시간에

어린 자식을 살리려고
무너진 기둥을 떠받느라
등뼈가 부러진 채 숨진 아버지,
남은 생애 당신과 함께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마지막 통화를 한 채
저 세상으로 가버린 남편,
백일 된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핸드폰에 남기고
아이 곁을 떠난 어머니,
그리고
수업 중에 파묻혀 버린 아이들을 찾아
맨손으로 무작정 흙을 파내며
울부짖는 어머니들과
온 가족이 매몰되고
혼자만 남아
살아있음을 한탄하며
넋이 나가버린 할아버지를 봅니다.
하느님,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 위대한 손길을 찬미할 수밖에 없었던
한 폭의 산수화 같았던 산천도
이제
땅은 갈라져 젓가락처럼 휘고
산이 솟아나 지형을 바꾸고
없었던 호수가 생겨나고 또 무너지고 있습니다.
매일
텔레비전에선
늘어난 사망자 수와
처참하게 파괴된 현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뒤엉켜버린 이 땅.
수많은 이들이 애원하는 소리를 들으시며
주님,
이 시간에도
당신은 이 깨어진 지구를 등에 지고
부서진 가난한 마음들을 안고서
목마르다고 외치고 계십니까?
(2008. 5.19 사천성의 지진에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며 중국에서)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3일 간의 애도 기간이 끝났지만 지진으로 인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들의 표정에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성모님의 달인 오월.
수업 중에 언젠가 읽었던 '한국의 성모'라는 기사가 떠올라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천성에세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 운명을 달리한 한 어머니의 기사를 보면서. 아마 그 기사는 6.25전쟁에 참전한 한 외국인 기자가 쓴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 가자는 어느 날 한강 다리를 지나가는데 다리 밑에서 거의 발가벗은 채 죽은 여인의 시체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여인이 안고 있는 아이는 살아있었고 여인은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아이에게 입히고 스스로는 얼어서 죽었다고요. 학생들에게 모든 어머니의 마음은 아마 다 그런 마음일 것이고 성모님은 그런 모든 어머니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이곳은 이제 날씨가 풀려서 안개가 자욱한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밝지 못한 이곳 중국 사람들의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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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 나이가 들어가면 홀로 되는 것에 두려움이 커지는 것일까 고통스러운 밤을 지내신 게 분명한데도 병원으로 옮겨질까 봐 괜찮다고 하시는 어머니가 가엾다. 나이가 들어가면 다른 이에게 짐이 되는 것에 근심이 늘어나는 것일까 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많아져 하나하나 다른 이의 손을 빌리게 되는 어머니가 안쓰럽다. 이 세상을 떠날 때면 내가 이 세상에 담았던 모든 것들을, 나의 이 허망한 육체까지도 다른 이...
2008.11.11
조회 수: 4147
달빛 같은 당신이 있어 당신이 있어 이 삶의 짐이 더 가벼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있어 이 쓰린 상처가 쉽게 아물 수 있습니다. 태양을 반사하고 있는, 달빛 같은 당신이 있어 이 어둔 밤, 하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향해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곳에 난방이 들어와 집안과 어린이 집이 따뜻해서 좋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이곳도 몇 년 전과 달리 아침 저녁을 제외하고는 아주 춥지는 않습니다. 그래...
2008.10.25
조회 수: 5509
꽃이 풀에게 먼저 떠난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은 스러져가고 움직이는 모든 것은 멈출 때가 오는 것이니. 혼자 떠난다고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금 당신 곁에서 온 생명으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려는 저의 이 사랑만을 기억하세요. 앞서거니 뒷서거니 머지않아 같은 길을 갈 거예요. 그리고 다시는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2008.10.11)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지금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
2008.10.13
조회 수: 5566
떨어질 대로 떨어져 더 이상 갈곳이 없으면 솟아 오르겠지요. 상처 입었을지라도 접혀진 날개있으니. 어둠이 짙고 짙어 더 이상 깊은 밤이 없으면 하늘 한 켠에서 동터오는 빛 내 영혼의 바다를 물들이겠지요.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이 깊어 더 이상 드릴 게 없으면, 숨겨도 숨겨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이 온 존재를 감싸고 터져 나오면 그저 밀려 밀려 당신 뭍으로 나아가겠지요 (2008.9.18)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정말 오랜만에 ...
2008.09.19
조회 수: 5441
정든다는 것 내게 있어 가장 떠나보내기 어려운 것은 사람입니다. 이승에서 건 저승으로 건. 머리로 추스리기 전에 마음은 이미 닿아 있고 논리로 풀어내기 전에 情은 매듭으로 묶이고 맙니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도 사람이고 내게 아픔을 주는 것도 사람입니다. 허나 헤어짐을 두려워하기엔 오늘의 만남이 너무나 귀하고 손을 흔드는 시간을 기억하기엔 손을 잡는 지금이 훨씬 소중합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오늘 2년 반 동...
200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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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조회 수: 5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