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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튼 수녀회

부활절에

 




부활절에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주었다.


                                                (루카,7.45)





당신의 지독한 사랑 앞에서


목 놓아 웁니다.





당신의 끈질긴 희망 앞에서


엎드려 웁니다.





넘어지고 부서지고


찔리고 모욕당하신


내 주 하느님,





눈을 뗄 수 없지만


가까이 가지 못해


내 온 존재를


당신께 드렸으니 











당신 발을 닦아드렸던


내 머리카락으로


저승길 되돌아오는 신발 삼으시고





당신 발을 적셔 놓은


내 아픈 눈물로


생명의 강물 흐르게 하사





내 님


내 혼이시여,





이 봄날,


여리디 여린 새싹


얼어붙은 땅을 부수고 터져 나오듯





닫혀버린 죽음의 동굴 열어젖히시고


눈부신 흰 옷 차림으로 오십시오.





막았던 절망의 바위 굴러내시며


해처럼 빛나는 얼굴로 오십시오,   


                 


                 <부활절에 (2008.3.22)>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성토요일 전례를 끝내고 조금 전에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미사 후 신자분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어서  바로 잠을 잘 수가 없네요.

홀로 보내는 성주간이지만 이곳에서 성삼일 전례를 할 수 있음만도 얼마나 큰 은총인지 모르겠습니다.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북경에서 공부중이신 안동교구 신부님께서 오셔서 신자들과 함께 성삼일을 지내셨지요. 신자들도, 물론 저도 이런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위의 시는 성주간에 머무르게 된 제 묵상의 결과입니다.

용서받은 죄 많은 여자가 간직할 수 있었던 사랑,


예수님의 부활은 온전한 사랑을 바친 이들만이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활절에, 우리나라에도, 이곳 중국에도, 상처입은 이 세상의 많은 이도, 갈라진 우주도 무덤 앞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빛나는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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