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팽목항에서
이 바다 속에 손을 넣으면
출렁이는 물결
너를 쓰다듬어줄지 몰라
이 바다에게 말을 건네면
철썩이는 파도
네게 전해줄지 몰라
네가 좋아하는 꽃을 던지고
네가 즐겨듣던 노래를 틀면
들고 나는 물길에
네게 닿아 안기고
오고가는 바람에
네가 따라 부를지 몰라.
저 붉은 해 저물어 가면
한 맺힌 가슴에서 솟구치는
분노의 불꽃
이 땅 거짓을 밝히고
짙은 어둠 그치지 않으면
피 말리며 키워온
희생의 불씨 무섭게 살아나
꿈으로 행복했던
여린 풀꽃들을
순식간에 묻어버린
흉측한 가시나무들
다 태워버릴지 몰라.
영원히 살라버릴지 몰라.
(2015.4.16. 팽목항에서)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광주대교구 미사가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고
몇 수녀님을 제외하곤 이곳의 수녀님들 대부분이 다녀왔습니다.
바람이 불고 흐렸지만 우리 모두가 연도를 끝내고 차로 돌아올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고 바람도 무섭게 불지는 않았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애도하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지나가고 있었고
아무 것도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또 한 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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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고 너무 낮아 아픔의 함성 들리지 않기에 다사로운 햇살에 의지하여 우리끼리 뭉치고 서로 서로 얼굴 부비며 깊고 뜨겁게 모였습니다. (4.10)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촛불을 밝혀들고 광화문에 수만 명이 모였음을 보고 있습니다. 수녀원 뜨락 한 구석에 핀 꽃무리를 보면서 작은 자들의 ‘연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것은 아름답고 이 작은 것들이 모일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2015.04.19
조회 수: 1075
이 바다 속에 손을 넣으면 출렁이는 물결 너를 쓰다듬어줄지 몰라 이 바다에게 말을 건네면 철썩이는 파도 네게 전해줄지 몰라 네가 좋아하는 꽃을 던지고 네가 즐겨듣던 노래를 틀면 들고 나는 물길에 네게 닿아 안기고 오고가는 바람에 네가 따라 부를지 몰라. 저 붉은 해 저물어 가면 한 맺힌 가슴에서 솟구치는 분노의 불꽃 이 땅 거짓을 밝히고 짙은 어둠 그치지 않으면 피 말리며 키워온 희생의 불씨 무섭게 살아나 꿈으로 행...
2015.04.19
조회 수: 1159
좁고 가파른 길 끝 어둠으로 막혀있는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빛으로 열린 문이 있음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사랑으로 찢긴 상처가 훈장으로 반짝거리고 아픔으로 흘렸던 눈물이 진주로 빛남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지고 온 크고 작은 십자나무에 붉은 꽃, 흰 꽃이 피어나고 애타게 불렀던 그리운 당신의 모습을 얼굴 맞대고 보게 됨은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요? 홀로 춥고 외로웠던 시간들 속에 이미 당신과 내가 하나였고...
2015.04.04
조회 수: 1045
녹슬어가는 배보다 더 빠르게 삭아버린 우리들의 기억들 너무나 빨리 손을 흔들어버리곤 안일한 일상에 젖어든 우리들 가족들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 바다 속 어떤 것도 먹지 못하는 날들이 하염없이 계속되는데 생명을 담보로 한 단식도, 억울함을 밝히려는 십자가 행진도, 무릎이 무너져 내리는 삼보일배의 그 간절함도 못 본 척하며 점점 무디어 가는 우리들의 얄팍한 기억들. 고통 받는 이 앞에선 중립이 없다던 프란치스...
2015.03.31
조회 수: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