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7일, 연중 제34주간(목) - 살레시오 황현철 비오신부님
루카 21,20-28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체험 활동으로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향사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향을 준비해 주시고, 그 향 중에 원하는 향을 택해서 자신만의 비율로 섞어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거다 싶은 향이 있었는데, 이것저것 맡다 보니, 다들
비슷비슷해지고, 점점 향이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때 조향사 선생님께서 장식인 줄 알았던 커피
원두가 담긴 잔을 주시면서, 코는 쉽게 향에 적응해버려서 감각이 무뎌지기에, 커피 향과 같은 다른
것으로 다시 원래의 감각을 찾아주어야 내가 원하는 향을 찾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장식처럼 보이던 커피 원두 덕분에 아이들과 저는 원하는 향의 향수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향사에는 소질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의 파괴를 말씀하시면서 불행을 선포하십니다. 이 불행은
임신한 여자, 젖먹이가 딸린 여자에게도, 다시 말하면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이에게도 불행을
선포하셨듯이, 누구 하나 피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이런 불행이 닥쳐오면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예루살렘에 살던 사람들은 선택된 민족, 어떤 때라도 하느님께서는 자신들을 버리지 않고 구원으로
이끄신다는 것을 믿고 있었습니다. 이는 그들의 삶에 힘이 되고, 희망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안주하고 그것을 당연히 여기며, 처음에 그들에게 힘이 되었던
믿음은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자신이 안주한 삶에서 벗어나, 그 불행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들어 그들이 처음에 바라보았던 희망의, 믿음의 하느님을
바라보고, 다시 하느님의 길을 걷길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삶에서 더 좋은 삶, 더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마음과는
달리, 여러 향에 취하며 점점 코가 무뎌지는 것과 같이, 지금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그 안에서
안주하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커피의 향과 같이, 우리가 희망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 기회들을 주십니다. 점점 많은 이유들로 무뎌가는 우리를 다시 희망의 길로, 믿음의 길로
일어나 갈 수 있도록 초대해주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에게 주시는 커피 향과 같은, 일상의 작은 기회들을 잘 알아보고 잡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비록 내 자신의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고, 조금은 피곤해질 수 있는
것일지라도, 우리 자신의 마음과 눈을 들어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 년 동안 우리에게 복음을 통해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이, 우리의 믿음을
키워주고 희망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삶 안에서 머리를 들어, 우리 일상의 기회들을 바라보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우리가 꿈꾸는 희망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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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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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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