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가해)
우리는 지난주일, 복음서의 진수요, 또한 하느님의 나라의 대헌장이라 일컫는 마태오복음 5장의 산상설교의 시작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누가 하느님의 나라의 시민이며, 참으로 행복한 자인가, 참된 행복을 누리는 이들의 삶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보여주시고, 참된 행복으로 초대하는 행복선언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지난 산상설교의 시작의 말씀에 이어, 진정으로 행복한 이가 살아가야 할 이 세상에서, 자기가 누구이고 무엇 하는 사람인가를 보여주십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세상 안에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들의 별명을 지어주십니다. “너희는 이제 세상의 소금이고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3가지 중요한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크리스챤은 이 세상을 등지거나 세상을 떠나서 고립된 사람이 아니라 어둡고 타락한 세상 한 복판 안에서 살아야 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현주소가 바로 답답한 이 현실 안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크리스챤은 항상 자기가 누구이고 무엇 하는 사람인가를 생각하는 사명감이 확실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사랑받는 존재요, 그분의 자녀로서 부름 받은 자로서, 세상 사람의 행복의 축으로서 삶을 사는 자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은 우리가 이 세상 사람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크리스챤을 가리켜 여러분은 이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 하십니다. 그 의미를 잠시 묵상하십시다.
먼저, 첫째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하십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믿고, 그 믿음으로 하늘나라를 사는 행복한 우리를 가리켜 소금이라고 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이, 온유한 이, 자비를 베풀며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우리 크리스챤은 이 땅이 하느님의 나라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시는 사람인데, 바로 이 사람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살맛을 내는 사람, 세상의 부패를 막는 사람, 한 마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러나 소금 그 자체가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소금이 녹아 죽어 없어질 때 소금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소금이 녹아 음식에 스며들 때라야 소금이 된다는 것입니다. 소금이 죽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금은 그래서 언제나 조용히 소리 없이 스며들어 세상을 살맛나게 하고 부패를 막아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두 번째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어둡고 캄캄한 세상에 빛으로서의 삶, 소금은 안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빛은 반대로 세상 밖으로 자신을 들어내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빛의 속성은 숨겨질 수 없습니다. 높은데서 온 집안을, 온 세상을 비추는 것입니다. 이 어두운 세상, 절망적이고 죽음과도 같은 세상은 빛을 갈망합니다. 이제 세상의 어두움을 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전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예수님의 출현으로 큰 층격을 받게 됩니다. 예수님은 당시의 종교지도자와는 다른 말씀을 하시고 다른 행동을 하시고, 다른 삶을 사시는 것을 보고 그들은 당황했습니다. 어두움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미워했습니다. 이것이 빛의 역할입니다. 그리스도의 빛을 받고 사는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진짜 신앙은 다른 사람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만큼, 충격을 줄만큼 다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모범이 되어, 우리를 보고 놀랍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오늘 무슨 말씀을 하시고자 하십니까? 한마디로 자신을 태우고, 자신을 녹이는 소금이나 촛불처럼, 자신을 내어주고 나누고 바칠 때, 세상은 밝은 세상, 행복한 세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사랑과 평화의 희망을 살아가고 이 희망을 우리 주위에 비추어 주라고, 복음적 가난을 사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가장 평범하고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우리는 이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겸손히 내어주고, 바치고, 나누는 데 참 행복이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는 세상 안에서 소금과 빛이 되어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다른 누군가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녹는 소금이고 태워지는 초가 되는 일을 먼저 시작하라 하십니다.
마지막으로 “가문비나무의 노래” 책에서 한 구절을 다시 들려드립니다. “진정한 영성은 우리 의식이 더 깊은 단계로, 더 높은 단계로 확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영성은 우리 의식이 소명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 소명은 이웃의 필요를 헤아려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무엇보다 분명히 해야 할 물음이 하나 있습니다. 자기 삶이 어떤 사람 또는 무엇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지 묻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