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팔부축제 월요일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부활를 가장 먼저 알린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흔히 막달라 마리아라고 부르는 여자입니다. 사실 인류 역사상 가장 신비롭고 경이로운 사건이라 할 수 있는 부활사건의 첫 번째 증언자가 여자였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입니다.
여자는 그 시대에는 그저 남자의 소유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에게 예수님께서는 이 놀라운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선포를 맡기십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일찍이 일곱 마귀를 쫓아내주신 예수와의 만남이 사람 같지도 않던 내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고 말았습니다. 갖은 병고와 사람들의 무시로 살 맛 없던 사람에게 예수라는 존재는 말 그대로 살맛이 되어주었고 기쁨이 되었으며, 그 인생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그 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제자들 속에 언제나 그림자처럼 그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는 이미 예수의 열세 번째 제자 노릇을 수행하였습니다. 열두 명의 제자들이 배신을 하고 떠나갔던 자리에서도 열세 번째 제자인 그녀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던 주님이 어떻게 죽임을 당하셨는지를 그녀는 똑똑히 지켜보았고 또 그 시신을 내릴 때까지도 함께 하였습니다. 무덤을 확인하고 이른 새벽에 재산을 털어 값진 향료를 사서 제일 먼저 들른 사람도 이 열세 번째 제자였으며, 베드로와 요한이 빈 무덤을 획인하고 돌아간 다음에도 그녀는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부활하신 그분께서 처음으로 나타나신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 모진 절망과 실패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무덤가를 맴돌았던 이 열세 번째 제자에게 그 스승이 나타나신 것은 이제는 당연하게 보입니다.
어쩌면 신앙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는 일, 항구하게 그 자리를 지켜내는 일 ... 어쩌면 참으로 신앙이란 이런 것이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라고 하십니다.
왜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을 다시 갈릴래아로 보내셨을까요? 당신을 처음으로 만났던 그 바닷가. 배도 버리고 심지어 아버지마저 버리고 떠났던 그곳에서 다시 그들을 “재교육”시키려 하신 것 같습니다. 다시 첫 마음, 다시 첫 사랑, 다시 첫 희망을 채워주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도 갈릴래아가 있습니다. 내가 그분을 처음으로 만났던, 고향 같은 갈릴래아. 우리가 주님께 영원한 사랑을 고백했던 이곳, 여기서 오늘 다시 우리들의 부활의 시작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