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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튼 수녀회

연중제27주일(가해) 이영수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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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6 05:04:48
  • 조회 수: 3551

연중 27주일()

 

오늘 복음은 자만과 아집에 사로잡혀 남을 무시하고 가난한 이들을 등쳐먹는 유다인의 지도자인 대사제들과 원로들의 독선과 위선을 바로잡으려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채찍으로 환전상의 상을 엎으시고 성전을 도둑의 소굴로 만들었다고 화를 내십니다. 그 후로 기득권을 상실할 위험에 처한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무슨 권한으로 그런 행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예수님은 세 가지 비유를 드시는데 오늘 복음은 지난 주일에 이어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를 들어 대답하십니다.

 

오늘 성서의 주제는 포도원입니다. 즉 포도밭은 하느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요,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의 포도밭인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정성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 열매를 내지 못하고 들 포도가 열린 내용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원망 섞인 꾸중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 독서는 이사야서 5장의 앞부분입니다만, 5장 전체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공정을 바라셨는데 피 흘림이 웬 말이냐? 정의를 바라셨는데 울부짖음이 웬 말이냐? 너희가 불행하여라....... 뇌물 때문에 죄인을 죄 없다 하고 죄 없는 이들의 권리를 빼앗은 자들.’

 

가만히 살펴보면 어쩌면 요즈음 세상과 그렇게도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성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배신의 역사이며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은 풍성했지만, 우리네 영성생활은 늘 부실한 삶의 연속이 되고 있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포도밭을 만들어 그 안에 포도주 공장을 차려 세를 놓습니다. 그들은 때가 되자 주인에게도 도지를 바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이 보낸 종들, 많은 예언자들과 그의 외아들마저 죽이고 포도원과 공장을 가로채려 했다는 내용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누가 들어도 화가 날 이야기입니다. 사실, 오늘도 이런 일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초보은이 아니라 배은망덕입니다.

 

그러나, 오늘 비유에 나오는 포도원의 주인인 하느님은 어떤 분입니까?

 

첫째로 33절에 주인은 포도원을 만들고, 거기에 울타리와, 포도즙을 짤 수 있는 기구도, 거기에 망대까지 만들어 줍니다. 소작인들을 위한 자상한 배려를 봅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고 신뢰하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납니다. 하느님은 늘 베푸시지만 인간은 늘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신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구원사 안에서 반복되는 역사입니다.


둘째로 그 주인이 보인 끈질긴 참을성입니다. 35절에 소작인들은 도조를 받으러 온 종들을 붙잡아 하나는 때려주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쳐 죽였습니다. 얼마나 기막힌 일입니까? 이런 일들이 오늘 세상에 비일비재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입니다. 이런 때 주인은 어떻게 했습니까?

 

36절에 다시 다른 종들을 처음보다 많이 보냈으나 이번에도 똑같은 짓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바로 심판하지 않습니다. 기다리고 한 번 더 참고 최선을 다 합니다. 결국 마지막 아들까지 보냅니다. 그러나 그 소작인들은 그 아들마저 죽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신뢰하고 오래 참고 기다리십니다.

 

마지막으로 주인은 악한 소작인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입니다. 주인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주인은 그 소작인들을 모조리 파멸시킵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계속해서 거절하면 하느님은 언제까지나 참아주지는 않으실 것이라는 것이 오늘 비유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포도원 주인과 소작인들의 비유를 통해서 복음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유대인들을 질책하면서 경고와 함께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그분의 결정적인 마지막 심판을 믿지 않은 자들에게 무서운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서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너무 늦기 전에 눈을 뜨고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당신의 식구로 받아주신다는 이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소작인으로서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외면하고 내면의 삶이 허실하면, 결국 우리 인생은 빈껍데기일 뿐입니다. 그것은 실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은 결론을 맺으십니다. “너희는 하느님 나라를 빼앗길 것이며, 도조를 잘 내는 이들이 그 나라를 차지할 것이다.” 인생의 포도밭은 내 것이 아니고 주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을의 추수기를 맞이하여 우리의 종말과 세상의 종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세상은 무의미하게 전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낙엽이 떨어지는 건, 누군가 이 세상 한구석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어느 시인의 노래합니다. 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마음으로, 그리고 한 사람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며 로사리오 성월이자 전교의 달을 보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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