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빕니다.
신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 수업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떠올려보면, 참 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같이 이기적인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세상에서, 자기 이득을 내려놓고 남을 위해 살기로 마음 먹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이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이제 시작한 이들이기에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언제 커서 신부 되려나 싶습니다. 어른들 눈엔 저도 처음엔 그랬겠죠. 각자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갖고 있고, 그것을 넘어서려 애를 쓰지요. 성격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고, 인문학적인 소양을 한참 키워야 할 학생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 같이, 한사람도 빠짐 없이, 구도자입니다. 구도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고 노력합니다.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합니다. 참 대견합니다. 여기저기 강의 하다 보면, 들을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는 청중들도 만나죠. 그럴 땐, 빵빵 터지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가져가야 하는데, 마음이 열려 있는 신학생들과 공부할 땐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개해야 하지요. 회개는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이겠습니다. 이 파릇파릇한 신학생들처럼, 우리도 파릇파릇 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 때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참 서툴었던 시간이었죠. 실수도 많이 하고, 기도가 뭔지도 몰랐고, 형제들, 자매들과도 자주 다투었고, 규칙이 답답했고, 가끔 양성진들 눈을 피해서 게으름도 피웠죠. 하지만, 주님을 참 많이 사랑했더랬습니다. 이제는 많은 것에 능숙한데,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닌지. 우리가 회개해야 할 것은 사도직에 능숙하지 못함이 아니라, 기도에 철저하지 못함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음입니다.
오늘 복음 속, 작은아들과 큰아들이 등장합니다. 두 가지 회개를 보여줍니다.
일단은 작은아들의 회개를 해야겠죠. 올바르게 살기 위한 회개입니다. 작은 아들은 풍요로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밖에서 고생하다가 집이 얼마나 좋고 풍요로운지 깨닫고, 그 좋은 곳으로 돌아온 것이죠. 사랑스러운 이를 사랑하고, 믿을 만한 것을 믿고, 될 성싶은 것을 희망하는 것. 올바르게 살기 위한 회개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큰아들이 했어야 할 회개입니다. 사랑으로의 회개입니다.
큰아들은 회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잘못한 게 없었거든요. 정말이지 잘못한 것이 없었습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잘못이 없었습니다. 올바르게 살아왔어요. 그리고 부족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온 동생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큰 회개가 필요하죠.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큰 아들이 내 딛어야 하는 한 걸음은, 먼저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은 내 안에서 솟아 오르는 사랑입니다. 사랑스러운 이를 사랑하는 동기는 사랑의 대상으로부터 옵니다. 우리는 그 매력에 이끌리며 사랑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큰 아들이 해야 할 사랑은, 사랑할 만한 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하는 것입니다. 믿을 만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믿어 주는 것이고, 아무런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희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 삶을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가 하던 사랑입니다. 눈에 콩깍지 쓰고 하는 사랑. 그냥 하는 사랑. 누가 뭐래도 하는 사랑. 내가 먼저 하는 사랑. 도전하는 사랑. 위험을 무릅쓰는 사랑입니다.
이유 없는 사랑입니다. 사랑은 오지 않습니다. 사랑은 그냥 하는 것입니다.
작은 형제회 신부님 반갑습니다 ~~~ 재속회원 입니다. 사랑 했더랬습니다 지금도 사랑 합니다
이 댓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