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씨튼 수녀회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이영수 신부님 강론
  • 홈지기
  • 2014.10.20 21:35:50
  • 조회 수: 2502

연중 29주간 월요일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다시 외워 봅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이 시는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정서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찾게 하는 절대 고독의 계절로 우리를 안내하면서, 인간이 가을 앞에 겸허한 자세를 갖도록 하고, 하느님을 향해 서도록, 기도하고 사랑하도록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신앙인들에게 기도는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도는 하느님께서 지금 나와 함께 계심에 대한 체험입니다. 기도란 이렇게 만남과 체험이 우선입니다. 기도를 통해 얻는 것은 이 세상의 소원이 아닙니다.

 

기도는 분심이 들든 아니든, 억지로든 아니든, 기도는 나의 시간을 그분에게 내어 드리는 만남입니다. 그분께서 나의 의향 을 묻지 않고 마음대로 나를 쓰실 수 있도록 나를 내어 드리는 지극히 인격적인 만남이요 다짐입니다.

 

기도를 통해 이루어야 하는 것은 나의 소원이 아니라 하느님의 소원입니다. 하느님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바로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그 무엇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희망하십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면 사랑하게 된다고 마더 수녀님은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웃도 모르고, 하느님도 모르는 어리석은 부자와 같은 사람이 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이 가을,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 그리고 한 줄기 가을바람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을의 기도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 게시물을

번호
제목
파일
작성자
날짜
조회 수
104
2014.12.09
3220
102
2014.11.25
2520
101
2014.11.17
2833
99
2014.11.03
2985
98
2014.11.02
3676
96
2014.10.27
2531
2014.10.20
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