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 - 하이데거
“길 언저리 여기저기에는 한결같이 외치는 소리가
어디서나 밤낮없이 들려오고 있다.
그 들려오는 소리는 이렇게 외치고 있지 않은가.
단순하기만 한 것 속에는 머무는 것,
즉 상주(常住)하는 것, 위대한 경지라는 수수께끼가 간직되어 있다.
이 단순하기만 한 것은 대주는 것이 없어도 인간의 품안으로 찾아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번성을 누리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언제나 한결같은 것은 사람 눈에 띄지 않는다.
이처럼 눈에 띄지 않는 것 속에 단순하기만 한 것은,
제가 내릴 축복이란 것을 숨기고 있다.
자랄 대로 자란 온갖 것들은, 들길 언저리 여기저기에 머물다 보면,
그 넓으나 넓은 경지에서 아깝다하지 않고 세계라는 것을 내어준다.
읽는다는 것과 사는 데는 거장이었던 저 옛날의 에크하르트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세계의 언어'라는게 있더라도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가운데서
신은 비로소 신이 된다고 말이다.
그러나 들길이 이렇게 외치는 소리는,
들길에 이는 바람 속에 태어나
들길에서 나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자기네 내력(來歷)이란 것을 듣고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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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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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뛰어 들라 :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 - 김우선 데니스 신부님(예수회)
씨튼파랑새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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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튼파랑새
2020.08.07
1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