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아름다운 인간의 길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인간의 모든 시간을 넘나들며,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기억의 자리를 이루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이렇게 놀라운 사건이 된 것은, 그분의 삶과 죽음이 그저 생물학적인 차원에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단지 명망 높은 사람의 삶과 죽음이어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이 온통 아름다움의 사건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삶과 죽음은 참인간의 길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땅바닥까지 낮추고 또 낮추어 그 누구도 자신의 발아래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시선은 언제나 하늘을 향해 있어 세상의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 어떤 권세에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주는 안위와 만족 따위에 흔들렸던 적도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환호와 칭찬과 호감 앞에서 인간의 품격을 잃어본 적도 없습니다. 죄와 악 앞에서는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으셨지만, 가난하고 힘없고 병들고 공동체로부터 쫓겨난 사람들 앞에서는 그 사람들의 절박한 처지, 그 사람들의 마음, 그 사람들의 몸이 되어 그들 자신이 되었습니다.
그분의 시선, 그분의 마음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싹을 틔우고,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기 시작했고, 역사의 아름다운 물결을 이루었습니다. 누군가는 억울한 이들의 마음에 힘이 되고, 또 누군가는 어두운 골짜기를 걷는 이에게 빛이 되고, 또 어떤 이는 억눌리고 하소연 할 데 없는 이들의 마음의 벗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무엇보다도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사건입니다. 우리를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시고, 자신의 운명을 걸고 우리의 모든 시간과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일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에게, 세상에 길이 생겼습니다. 참 사람의 길, 참된 삶의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의 부활은 그분의 길에 함께 들어서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길을 만드시고자 하시는 그분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인간의 길을 내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