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4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미사 - 이영수 신부님 강론
성탄 전야 미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1818년 성탄절을 앞두고 오스트리아의 작은 성당 모욜 이라는 신부님은 성당의 오르간이 고장나 망연자실 기도를 올릴 때 마침 고갤 들어 바라본 어둠 속 마을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 자리에서 한 편의 詩를 짓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를 성당의 오르간 선생이었던 그루버에게 곡을 붙이게 하여 고장나버린 오르간 대신 기타로 연주하게 되지요.
한 시골마을 성당에서 잔잔히 울려 퍼지기 시작했던 이 성탄의 노래는 200여년이 가까운 오늘 똑같이 어둔 밤, 이 칠흑같이 어두운 이 세상을 은은하게 치유하는 찬미의 성탄 노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성당에도 똑같은 기도로 풍성한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자 이렇게 모였습니다.
저는 오늘 이 밤, 여러분과 함께 여러 차례 지내온 이 고요하고 거룩한 밤을 특별한 밤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구차스러운 말로 이 놀라운 강생의 신비를 또 설명해보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대신 대림절 기간 동안 성탄을 기다리며 크리스마스 캐롤송을 듣다가 깊은 감동을 받았던 그 캐롤송을 함께 듣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아는 이 곡이 캐롤송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얼마 전에 이 캐롤송을 듣다가 성가책을 놓고 가사를 1번부터 4번 까지 천천히 읽어보니 , 맞습니다. 틀림없이 성탄 캐롤송이었습니다.
How great you are! “주 하느님 크시도다! “ 우리는 종종 아름다운 경치 앞에 서면 누군가가 선창하는 성가 소리에 맞추어 모두가 함께 합창을 하던 노래가 바로 가톨릭 성가집 2번의 성가였습니다. 저는 이 성가를 부를 때 마다, 저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남다른 소록도에서의 추억이 있습니다. 소록도의 환우들은 오후 12시에 미사가 있는데 본당신자들과 함께 소록도에 찾았던 30년 전, 도착 시간이 12시가 가까운 무렵이라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당에 들어간 시간에 바로 이 성가를 연습하면서 부르고 있었습니다. 맹인이 많이 있던 관계로 성가를 부르면서 한 사람이 가사를 불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3번과 4번의 가사를 불러주면서 함께 따라 부르던 그날의 이 성가를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3번 “주 하느님 외아들 예수님을 세상을 위해 보내주시어, 십자가에서 내 죄를 대신하여 못 박히시어 돌아가셨네.“
4번 “주 하느님 세상에 다시 올 때 내 기쁨 말로 다 못하겠네. 겸손되이 주님께 경배할 때 그 크신 사랑 내가 알겠네.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물론 1번은 우주의 광대무변한 신비 앞에, 2번은 대 자연의 아름다움의 신비 앞에서 하느님의 오묘하심과 놀라우신 그분의 손길 앞에서 주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음을 노래합니다. 그러나 3번은 강생의 신비와 십자가의 신비 앞에서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찬미하며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번은 주님의 재림과 주님 앞에 나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신앙인의 희망의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성탄을 기다리고, 기념하는 것은 우리의 무디어진 마음들이 하느님 나라, 그 길을 걸어감에 있어 늦추지 말고, 희망을 버리지 말고, 변하지 말 것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버리시지 않습니다. 우리를 이끄시고 약속을 지키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진정한 별이요 또 우리가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십니다. 따라서 우리 마음 안에 환하게 떠 있는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통당하는 한 영혼의 환희의 송가처럼 들려졌던 참으로 오래전 그 기억을 더듬어 보게 합니다.
오늘 밤, 저는 여러분을 제가 받았던 그 놀라운 축복에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잠시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리며 찬미드리는 시간으로 공동체(가톨릭) 성가 2번, 3절과 4절을 합송하겠습니다.
인간 생명의 정수는 잘남이 아니라 못남에 있고, 높음이 아니라 낮음에 있으며, 유능이 아니라 무능에 있음을 이 성탄은 우리에게 다시금 웅변합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웅변하고, 구유의 모습으로 웅변하며, 이 보잘 것 없는 희망이 저 끝간데 모를 바벨탑의 욕망을 결국 이기고 말 것이라며, 우리 시선을 한 아기로부터 다시 시작하게 합니다. 오늘 밤, 이 성탄, ‘허리 숙인’ 밤으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그리고 한 아기를 품에 안읍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아이는 낮은 모습으로 자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아이는 승리하는 법을 익히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에 잘 지고 잘 죽고 잘 비우는 법을 익힐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 아이는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어떤 것임을 보여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를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에서 지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하겠지만, 그 때마다 이 아이는 우리에게 속삭일 것입니다. “나도 그랬다.”고, “그러니 괜찮다.”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라!”고, 이 아이는 우리에게 희망을 제안할 것이고, 믿음을 북돋울 것이며, 절대로 어떤 순간에도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며 우리의 눈을 바라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성탄의 밤에 한 아이를 여러분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방식이 하느님으로부터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지금 우리들 인생 안에 새롭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탄이 우리에게 주는 참 기쁨입니다.
하느님 앞에 스스로 작음을 고백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 친히 이 밤, 한 아기의 생명을 통한 당신의 방식을 새롭게 선물하십니다. 그 선물을 받으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벅차오르는 새로운 탄생의 출발이길 바랍니다.
특히 고통당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기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빛과 평화를 빌며, 우리 모두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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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마더씨튼 축일 - 이영수 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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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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