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
본원미사 강론. 이영수 신부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수십만명의 유대인들이 끌려들어가 가장 처참하고도 무력한 죽음을 맞아야 했던 곳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처절한 절망 속에 죽어갔지만 그들 모두가 죽은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무력한 절망 한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의미와 가치를 지켜낸 이들이 있어, 아우슈비츠의 검은 먹구름은 그것까지 모두 삼키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콜베 신부님은 인간이 세운 가장 사악한 곳 중 하나인 아사 감방을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정복하였습니다. 그는 다른 9명의 수감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수감자들은 굶주림 속에 고통당하면서도 콜베신부와 함께 죽음의 자리를 찬미의 자리로 바꾸었습니다. 마침내 콜베 신부를 포함한 4명만 남게 되었을 때 나치는 독약 주사를 투약하였습니다. 이렇게 콜베 신부는 47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는데 그날은 1941년 8월14일 이었고 성모승천 대축일 전날이었습니다. 콜베 신부는 1971년10월17일, 교황 바오로6세에 의해 복자로 선포 돠어 나치 희생자들 가운데 시복된 최초의 인물이 되었으며 1982년 10월10일 교황 요한 바오로2세에 의하여 사랑의 순교자로 시성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다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리며, 이 수용소를 만든 것도 인간이지만,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님의 기도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잇는 존재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우슈비츠 라는 비극을 통해 인간은 죽음의 행렬을 무방책으로 기다려야 하는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희망에 관한 절대적 고갈 가운데에서도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7500명의 사람들의 증언은 한결 같습니다. 삶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며 사느냐고 말입니다. 상황과 환경을 결정지을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관해서 만큼은 전적으로 우리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 실험실이었던 강제 수용소 안에서 어떤 사람은 성자처럼 행동하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돼지처럼 행동하기도 했습니다. 성자와 돼지! 그것은 풍요의 허기로 가득찬 물질만능의 수용소 생활을 하며 공허와 우울을 느끼는 현대의 우리에게도 똑같이 유효합니다. 특히 성모승천 대축일을 하루 앞둔 오늘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 성인이 ‘마리아의 종’ 이라고 불리고 있음을 기억합니다.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 신부는 특별히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신심이 깊었습니다. 24살이었던 1917년에는 유학을 갔던 로마에서 동료 수사 6명과 함께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기사회’를 창설합니다. 그리고 이어 신앙 잡지인 ‘원죄 없으신 성모기사’를 창간하며, 폴란드에서 ‘원죄 없으신 성모마을’을 건설함지다. 일본에서도 7년 동안 성모 기사회 활돟ㅇ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성모 기사회 월간지가 출간되고 있습니다. 주인을 섬기는 충실한 종이 그러하듯이 내 모든 것의 주인이신 주님과 그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온 마음으로 섬겼던 우리 시대의 위대한 사랑의 순교자 콜베 신부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도록 성인의 전구를 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