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일(2025년 5월 4일) - 이영수 신부님

홈지기 2025.05.04 22:34:26

오늘은 약동하는 봄의 기운이 온갖 꽃들을 피우고, 교회는 다시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보내는 참으로 좋은 계절 성모 성월입니다.

 

예수님이 살아계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은 초대교회 신앙인들에게는 큰 기쁨과 행복의 원천, 그것은 바로 복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은 언제나 평화와 기쁨, 행복이고 또한 하느님 나라의 표정이기도 합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고 시작한 요한복음서는 빛으로 오신 말씀이 이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해 어떻게 우리 가운데 사셨고, 그분을 믿어서 우리가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도록 이 책을 펴낸 요한복음서의 서술 목적을 우리는 지난주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요한복음의 마지막 21장의 말씀을 통해서 날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복음 선포의 삶을 살도록 초대하는 장엄한 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초대의 말씀을 듣습니다.

 

제자들은 놀랍고 기이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모두 뒤로 하고 평범한 일상,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두 번이나 제자들에게 나타났지만, 그들은 사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3년 전 익숙한 고기잡이를 하러 베드로와 6명의 제자들이 함께 고기잡이 배에 오릅니다. 바로 여기서 주님은 이 세상에서 제자 훈련을 위한 마지막 수업이 이루어지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이 말하는 배는 교회를 상징하는 교실로 보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될 무렵 티베리아 호숫가에 제자들은 주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얘들아 뭘 잡았느냐?” 하시자, 못 잡았다고 합니다. 사실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분 없이는 이제 아무 결실도 수확도, 희망도 거둘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스승처럼 그들의 나약함과 실패가 새로운 시작의 발판이 될 것을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르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하십니다그러자 제자들이 그대로 하였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여기서 오른쪽은 주님의 말씀, 뜻을 따랐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애제자 요한이 주님이시다외치자  베드로가 물로 뛰어내립니다.

 

예수님이 당신이 차린 아침 식사를 제자들에게 줍니다. 호숫가에서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베푸신 이 이야기는 말하자면 초대 교회에서 주님을 기억하던 성찬전례를 상기시키면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가 세상 마칠 때까지, 언제나 성만찬을 통해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우리와 함께 현존하고 계시다는 점을 요한복음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그러므로 복음서의 저자는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특히 매일 성찬전례 안에서 우리를 만나신다는 점을 기억해 주기를 원합니다. 요한복음 결말 부분인 오늘 복음 안에서 우리는 교회의 앞날을 보게 됩니다.

 

제자들은 그들의 고향, 갈릴래아 바닷가는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걸었던 꿈의 길이자, 제자들의 길이었고, 그들의 마음이 희망과 열의로 가득 뜨겁게 불타올랐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모든 것이 다시 새롭게 시작된 이 호숫가로 돌아와 그곳에서 3년 전, 그들의 삶을 바꾼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듣게 됩니다.

 

나를 따르라.”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고 말씀하며 그들의 사명을 확인시켜 주십니다이제 그들은 두려움도 배신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은총으로 피어난 교회의 새로운 시작의 시간입니다. 언제나 주님과 함께하는 교회의 삶이 이제 시작된 것입니다. 3년 전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베드로에게 미래를 바라보면서 말씀하셨던 그 말씀을 상기하게 합니다. “시몬아 두려워하지 말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도망치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예수의 죽음 후에 사라진 꿈과 희망, 그리고 제자다움을 회복하는 바로 그런 시간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좌절할 때마다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걸었던 제자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만물을 새롭게 합니다.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고 합니다. 어떤 배신도 용서받지 못하는 죄는 없습니다. 부활은 닫힌 문이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은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부활은 우리의 삶 속에 놀라움, 활기, 새로움에 대해 열린 마음을 유지하도록 해줍니다. 부활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다시, 다시, 또 다시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가르칩니다.

 

오늘 제1의 독서, 사도행전이 전하는 바와 같이 사도들은 대제관과 원로들 앞에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은 살아계시다고 당당히 증언합니다. 이 증언과 함께 신앙인들이 모여서 교회도 발족하였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이 이야기를 다음과 같은 말로 끝냈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기뻐하며, 최고 의회 앞에 물러났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이 살아계시다는 이 부활의 체험이 그들에게 없었다면, 교회의 복음 선포는 더 이상 없었을 것입니다.

 

날마다 단조롭고 수고로운 삶과 어려움 때문에 쉽게 포기하거나, 지쳐있는 우리에게 오늘도 주님은 우리 가까이 오시어 언제나 우리를 도와주심을 믿어야 합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 곁에 오시어, 그물을 배에 오른쪽으로 던지라 하십니다. 우리의 모든 사도직 활동은 예수님이 인도하시고 우리는 그분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내가 주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한다는 것을 매 순간 깨닫는 삶, 일상에 깃든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사는 삶이 바로 거듭난 삶, 부활의 삶입니다. 이제 또 새롭게 다시 시작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