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일(2024년 4월 7일) - 이영수 신부님

홈지기 2024.04.09 19:38:24

오늘은 부활 제2주일, 하느님 자비 주일입니다. 부활 사건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 사건이며, 우리도 부활하려면 그 자비를 실천할 것을 기억하라는 주일입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Pax Vobis!

 

제자들이 닫아걸고 몸을 숨기고 있었던 그 다락방을 한번 상상해 봅니다. 그곳은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몹시 흥분해서 예수님을 보았다고 말하는 마리아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특히 종교 지도자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비록 자기 손으로 스승을 죽이진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죽음에 대한 배신의 공범이 되어버렸다는 뼈저린 패배의식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서로의 분열들. 그 무엇에도 희망을 둘 수 없이 모든 것의 절망과 그 깊은 상처.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들을 괴롭힌 것은 서로 간의 상처로 팽배해져 버린 그 다락방 한가운데 스승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승께서는 바로 그런 제자들의 내적 치유를 다시 일으키십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렇습니다. 서로 간의 불신과 죄책감에, 상실감과 부채의식에 가장 필요한 근본 처방은 바로 평화였습니다. 서로 간의 믿음이 바탕되지 않으면 결코 평화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온유하신 주님은 비겁하고 불충했던 제자들, 특히 자신을 부인하고 버린 베드로에게 일절 비난의 말씀을 않으시고 어느 누구에게도 죄책감을 주지 않으십니다. 오직 저들을 위로하며 당신의 내적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그들의 모든 잘못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에게 그들은 사랑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그들을 사랑하신다고,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분께 존귀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인생 여정에서 격을 모든 고통과 슬픔 중에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믿지 못하는 이를 믿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를 완전히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를 버린 당신을 나는 이미 용서하였으므로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라고 스승은 몸소 용서의 영, 성령을 받으라 하십니다.

 

오직 평화롭기 위하여 다시 사랑하기 위하여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시며 성령을 받으라하시고 세상으로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만을 믿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보이는 것이 사라지면 그의 믿음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믿음이 사라지면 절망이 됩니다. 그리고 절망이 바로 불행입니다.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토마의 손을 끄집어 당신 옆구리에 넣으시며 가르쳐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믿으십시오. 보이는 것 너머의 것, 보이지 않는 그것을 믿을 줄 아십시오. 그 믿음이 바로 당신을 구원할 것입니다. 불신의 땅, 불신의 시대에 예수님의 이 부활은 바로 희망에 대한 증거이며, 이 믿음에 대한 위대한 표지입니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이는 행복하다.”

 

예수님의 손과 발, 옆구리를 보면서 토마는 희망과 기쁨에 넘쳐 부르짖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나타나시어 좌절한 자들에게 용기와 새 희망을 안겨 주시고 생명을 불러일으키시고 그리고 힘을 주십니다.

 

갈수록 양극화로 처참하게 벌어지는 이 세상을 이기는 단 하나의 길, 사랑의 공동체로 바꾸어 주십니다. 이제 예수님처럼 되어야 하고 그분이 맡긴 사명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분이 보여주신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살아 모든 이에게 생명과 영생을 주기 위해 우리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