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주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 (2024년 1월 21일) - 김명철 요셉 신부님

홈지기 2024.01.22 17:07:46

오늘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책이 성경입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께 향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알려주시고,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오늘 복음 가운데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설교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짧은 내용이지만 예수님의 설교의 가장 기본적이고 기쁨 가득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회개하는 것”, 그리고 복음을 믿는 것입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입니다. 회개는 우리가 열매 맺지 못한 과거의 삶을 내려놓고 사랑의 열매를 맺는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회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회개는 단순히 어떤 죄책감에 대한 후회와 뉘우침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통회하고 뉘우치는 것을 회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회개를 위한 과정이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의 결심,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마음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삶을 따라 나서는 것입니다. 회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메타노이아뒤에, 후에를 뜻하는 메타깨닫다라는 뜻인 노이아의 합성어입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에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개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깊이 만나고 난 후에 완전히 뒤바뀌어진 삶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돌아서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쪽을 바라보다가 정반대쪽을 바라보고 그곳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멀어진 삶에서 하느님을 향하여 돌아서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걷는 것입니다. 우리의 옛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삶은 복음을 따라 사는 삶,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개와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같은 각각 다른 차원의 일이 아니라 같은 일입니다.

 

그리고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은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1017절에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라고 말합니다. 듣는다는 것은 귀로 듣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을 내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잘 듣고, 내 삶으로 살아내는 가운데 우리는 점점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된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하게 되고 그리스도를 믿을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요합니다. 침묵에는 두 가지의 침묵이 있습니다. 외적 침묵과 내적 침묵입니다. 먼저 외적 침묵에는 혀의 침묵, 눈의 침묵, 행동의 침묵이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비방을 삼가고, 욕심과 유혹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세상의 소음들로부터 멀어지는 영적 거리두기를 했을 때, 우리는 내적 침묵 가운데 그리스도의 말씀을 더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내적 침묵은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비워내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더욱 잘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탁월한 내적 침묵은 기도입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가 기도를 하느님과의 우정어린 대화라고 했듯이 기도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 예수님과의 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가 침묵 가운데 주님 앞에 나아가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였을 때, 성령께서는 지금 내게 필요한 하느님의 말씀,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게 해주시고, 깨닫게 해주시고, 깊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삶을 살아내는 힘을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 안에 들려주시는 사랑의 말씀을 듣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우리 스스로가 복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