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3주일(2023년 7월 2일) - 이영수 신부님

홈지기 2023.07.03 05:38:31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 10장의 파견설교의 결론 부분에 해당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치 않다.” 전도의 사명을 받은 사람,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느님의 나라에 최고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복음이란 본질적으로 상대적이거나 지상적인 것이 아니고 , 절대적이고 영원한 것이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이란 우리의 삶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며, 영원한 행복까지 보장해 주는 절대적인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복음이란 가족마저도 버릴 수 있게 하는 그 무엇이라고 하십니다. 마치 성서의 아브라함처럼, 늘그막에 얻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재물로 바칠 수 있는 것, 순교자들을 생각해 보면 분명해집니다. 그들에게 신앙이란 생명과도 바꿀 수 있는 무엇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주님을 따르려는 제자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라고 하십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 가족마저 포기할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피하지 말고 기쁘게 감당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제자의 길이요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치러야 할 대가인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세상에 죽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합니다. 손해 보면 이익이 되고, 죽으면 살고, 지면 승리하고 비우면 채워지고, 낮추면 높아지는 저 예수님의 파스카의 신비 앞에 오늘도 예수의 제자들은 십자가를 당당히 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그분의 제자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마태오복음의 파견사의 결론은 제자들에게 돌아갈 보상과 축복 그리고 특권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세 가지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예언자와 의인,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네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파견설교의 말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견받은 사람이 얼마나 복되고 귀한 삶을 사는 사람인가를 생각하면서, 복음을 전하려 나가는 우리가 꼭 새기고, 탁월한 진리 두 개를 잊지 마십시다.

 

그것은 바로 신앙의 첫 번째 원칙, 곧 우리의 신앙은 ‘내가 하느님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사랑’이 먼저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런 우리들에 대하여 지니고 있는 사랑’이 더 우선이라는 사실과, 두 번째, 나에 대해 지니신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하는 이들은 서서히 자기 인생 안에 하느님이라는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진리, 두 가지입니다.

 

이제 금년의 반이 시작되는 7월의 시편은 90편입니다. 하느님의 영원성에 관한 진술로 시작하면서 우리 인생의 삶의 세월의 덧없음과 한계를 음미하고, 겸허하게 지혜를 간구하면서, 진정 하느님은 우리의 참 거쳐요 피난처가 되었음을 고백하며,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지혜 시편입니다. 그러나 탄원과 찬양도 함께 있는 시편입니다. 

 

이 시편은 4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연은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창조주 하느님을 찬양(1-2절)합니다. 2연은 덧없는 인생에 대한 고백(3-10절)이고, 3연은 지혜로운 마음을 얻기 위한 간구(11-12절)입니다. 4연은 복된 삶을 위한 간청(13-17절)으로 되어있습니다.

 

시편 90편의 전체적인 의미는 영원하신 하느님과 유한한 인간에 관한 묵상입니다. 시편 90 편을 묵상하면서 어떻게 이 시편이 시작되는가를 꼭 유념하십시오. 인생의 한계와 초라함을 넘어 모든 세대를 거쳐 우리의 피난처가 되어오신 하느님을 부르면서 시작합니다. 나를 보기 전에 먼저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영원하심에 초점을 맞추며, ”산들이 생기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나기도 훨씬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하느님은 계시나이다”합니다. 금년 초에 시편 묵상을 시작하면서 소개했던 시편 64편이 기억나시지요?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시편 46,11)

 

오늘 시인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영원하신 데 비해 인간의 본질은 흙이며 무상한 존재임을 성찰하면서도 시인은 하느님을 우러러 “날 수 셀 줄 알기를 가르치시어, 우리들 마음이 슬기를 얻기를 간구”하면서 삶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가톨릭 성가 423번(시편 90)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마치도 한 토막 밤과도 비슷하나이다.”라는 성가를 부르며 인간의 시간이 하느님의 영원성 안에 속해있음을 고백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