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자락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아프게 되고
희뿌연 매연의 물결 속에 앓게 될 때
오늘
가슴 가득 담았던 이 산자락에 숨으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은 구름 흰 구름 오가며
몇 차례 비를 뿌리고
잠깐씩 얼굴 내미는 해님과 숨바꼭질 하는 곳
서로를 간지럼 태우며 웃는
나무들의 소리를 들으며
뜰 한쪽 보랏빛 키 작은 풀꽃이 되길
간절히 바라던 이곳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씻어내고
녹색 산빛으로 눈을 닦아내고
맑은 바람에 마음을 비워낸 날.
곳곳에 드리워진 하느님 손길이
내 작은 우주를 가득 채운 이곳에
고요히 머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8.29)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 사진은 제 동생인 이상운 내과 원장이 찍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