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부활절에
강함이 부끄러움이고
약함이 힘임을,
유력함이 수치이고
무력함이 부(富)임을
당신 주검이 사라져버린
빈 무덤 안에서
뼈 속까지 절절히 알아듣고
내가 간직해온 강함이 슬퍼서
내가 지녀온 유력함이 아파서
가슴을 치며 웁니다.
십자가를 지신
당신 약함이 억울해
목 놓아 소리 지른
내 무지함이,
십자가에 달린
무력함이 안타까워
하늘을 향해 큰소리 친
내 어리석음이
이제
내 눈 앞에 버티고 있어
그토록 그리움에 부르던 이름을
속으로만 되뇌어 봅니다.
하지만
부끄러움마저도 뛰어넘어버린,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쫓겨
무덤 밖을 헤매며 당신을 찾을 때
어둠을 삼키고
눈부신 빛으로 솟아오른 당신이,
침묵을 뚫고
사랑의 말씀으로 오신 당신이
제 이름을 부르며 서 계셨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강한 자와 유력한 자를 부끄럽게 하신 하느님의 신비한 사랑을 기억하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의 빛이 온 우주를 가득 채우고 또 이 가난한 지구에도
화해와 일치를 이루게 해주시길 기도해 봅니다.
이제 이곳에도 며칠 전부터 개나리와 벚꽃이 피어 부활을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그러나 그보다도 요즈음, 표정이 없던 아이가 고개를 흔들며 웃고 , 소리만 내던 아이의 입에서 한 마디 단어가 튀어나오고, 또 비틀거리며 걸을지라도 발을 떼는 아이의 모습에서 ,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는 가족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에서 진정한 부활을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