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자식을 살리려고
무너진 기둥을 떠받느라
등뼈가 부러진 채 숨진 아버지,
남은 생애 당신과 함께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마지막 통화를 한 채
저 세상으로 가버린 남편,
백일 된 아이에게 젖을 물린 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핸드폰에 남기고
아이 곁을 떠난 어머니,
그리고
수업 중에 파묻혀 버린 아이들을 찾아
맨손으로 무작정 흙을 파내며
울부짖는 어머니들과
온 가족이 매몰되고
혼자만 남아
살아있음을 한탄하며
넋이 나가버린 할아버지를 봅니다.
하느님,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 위대한 손길을 찬미할 수밖에 없었던
한 폭의 산수화 같았던 산천도
이제
땅은 갈라져 젓가락처럼 휘고
산이 솟아나 지형을 바꾸고
없었던 호수가 생겨나고 또 무너지고 있습니다.
매일
텔레비전에선
늘어난 사망자 수와
처참하게 파괴된 현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뒤엉켜버린 이 땅.
수많은 이들이 애원하는 소리를 들으시며
이 시간에도
당신은 이 깨어진 지구를 등에 지고
부서진 가난한 마음들을 안고서
목마르다고 외치고 계십니까?
(2008. 5.19 사천성의 지진에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며 중국에서)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