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여기 있어요.

이경민수녀 2008.01.08 07:20:31

 



오랜 세월동안

당신의 부르심을 들었어요.



어둔 땅속에 숨겨져

어느 누구도 제 존재를 알지 못했지만

당신만은 제 숨소리를 듣고 계셨지요.



길고도 긴 시간

당신의 눈길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리 차디찬 눈 속에 묻히더라도

홀로 하염없이 바라보시는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얼마나 곤곤한 삶이었는지

컴컴한 감옥에 갇혀 몸부림치면서도,

구차한 목숨을 내던지고 싶을 때도

당신의 그 기다림을 피할 수가 없었어요.



이제 보이시지요?

저 여기 있어요.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인내가

당신의 충실함이

오늘 이렇게 솟아오르게 했어요.



사랑하는 이여,

보세요. 

지금 저 여기 있어요.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조금 후면 귀국을 하게 됩니다. 귀국할 때가 되면 마음이 설레지요.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오늘은 한국에 유학간, 작년에 제가 가르쳤던 학생이 방학이라 돌아와 여자친구인 한국여학생과 함께 왔어요. 제가 저녁을 준비해 함께 먹으며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들었지요. 둘이다 참 착하고 귀여운 학생들이지요.

어제는 주의 공현대축일이었네요.   

그래서 예수님을 경배한 왕들의 여정에 머물게 되었어요.

별을 따라 온 박사들의 여정처럼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만날 때까지

어둠 속에서도 별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우리들의 삶.

비록 소란스런 낮 동안, 신기루처럼 피워오른 수많은 허상들 속에 어지러울 지라도

늘 자신 안에 고요한 침묵의 자리를 마련하고 하느님께 드린 나의 서원의 별을 확인하는 우리 수도자의 삶에 대해서.

성탄절부터 전례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젠 머지않아 그 행복을 맘꼇 누릴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