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한 줄기 바람도
철썩이며 오가는 물결도,
잠시 머물렀던 새들도,
그리고
나역시
이 삶 안에서 스쳐 지나가고 있다.
이것을 깨닫기가
이리도 힘들었을까?
스쳐갈 모든 것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날들.
그 허기짐에
늘 앓으면서도
떠남을 맞이할 수 없었던
어리석음.
모든 것은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번 주 월요일부터 스팀이 들어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곳도 이제 영하권이 되는 날들이 자주 있게 되었거든요.
날씨가 추워지니 자주 감기에 걸려 스팀 위에 식초를 탄 물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중국 선생님 말이 그렇게 하면 공기를 소독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사스가 발생했을 때 서현정 수녀님이 식초를 태운 큰 냄비를 들고 서광의 집을 열심히 돌아다녔던 기억도 났습니다.
스팀이 들어와서인지, 아니면 이 식초 때문인지 모르지만 아직은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리고 있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김란영수녀님의 아버님과 정혜선 수녀님의 형부의 별세 소식에 기도로 함께 하면서 저 역시 제 어머니께서 가실 날을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어제 밤 꿈 속에서 여행을 떠나려 준비하시는 어머니를 보았거든요.
참, 어제 학교 게시반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진과 글을 발견했습니다. 학교가 하도 커서 지하도를 건너다니게 되어있는데(이 지하도 위는 시내버스들이 다니는 아주 넓은 도로입니다.) 그곳 게시판에 커다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사진이 걸려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갑고 신기한지! 내용을 읽어보니 세계청년의 날 제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날을 교황님께서 제정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일 수업을 하러 지하도를 통과하면서 요한바오로 2세 교황님께 이 중국을 위해 전구해 주시도록 기도를 하려고 합니다.
며칠 후면 대림절입니다. 참으로 이 중국 땅에 하느님의 크신 사랑이 퍼져나가길,
그리고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들에게도 예수님께서 새롭게 태어나시길 기도합니다. 모든 것은 스쳐지나가는, 사랑하는 이들도 결국은 헤어져야 하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위령성월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