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이경민수녀 2007.03.04 21:39:38

 

철새



계절의 바퀴 속에서

가야할 시간이 되면 떠나고

돌아올 때가 되면 다시 오는



한 계절

물가에 머무는 새처럼

우리 각자는,



하느님 소명이란 바람을 타고

오고가는

한 마리의 새인 것 같습니다.



때론

한 호수에서

첨벙거리며 노래하고



때론

같은 시냇가에서

목을 축이고



가끔은

다른 곳으로 가버린

이들을 안타까워 하지만



언제나

같은 별에 의지하여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새인 것 같습니다.



볼 수 없으나 느낄 수 있는

앞서간 이들의 지나간 자국을 찾아

애써 그 길을 따라가고



힘겹게 가는 이 길에서

삶이 주는 아픔으로

각자가 내는 속 깊은 울음 속에서

서로 가슴을 맞부딪히며 만나고



언젠가

죽음으로 영원히 머물

바닥 모를 호수를 향해,



십자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영원한 침묵의 호수를 향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날아가는

새들인 것 같습니다.



           (2007.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