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향해 부르는 노래

이경민수녀 2007.02.06 20:51:35


바람을 향해 부르는 노래

 

당신 가시는 길로 흐르는 구름이 되고

당신 달리시는 곳으로 눕는 풀이 되고

당신 오셨음을 알리는 맑은 풍경소리 되어

당신 살아계심을 전하게 하소서.

 

허나,

자신 안에 켭켭이 욕망을 쌓고 또 쌓아서

아무리 톱질해도 당신을 보지 못한다면

내 깊은 속에 들어와 늘 숨쉬고 있는

당신을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햇살 앞에 뿌리채 뽑혀

당신 앞에 온전히 몸을 드러낸

쓰러진 나무이게 하소서.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한국에 들어와 공동체 수녀님들과 함께 7박 8일의 피정을 했습니다,

자신을 들여다 보는 작업을 통해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자비와 사랑을 더 깊이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그동안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재확인하기도 하고  무엇인가 있는데 그 정체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것들과 또 내면에 도사리고 있었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 안에서도 제 안에 끊임없이 흘러나온 말씀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성서의 한 구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피정 동안 괜한 건강 염려증으로 인해 나름대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나에게 나타나는 이전과 다른 몸의 변화를 늙어감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 때문에 걱정을 하셨던 공동체 수녀님들께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기도 합니다.

 

위의 시는 피정 중에 산책을 하면서 쓴 것입니다. 산책 길에 바람을 느끼면서 하느님을 느끼고 바람에 흔들리는 여러 자연을 보면서, 그리고 신원사의 한 건물에서 울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쓴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들어와 그저 함께만 있어도 좋습니다.

내가 부족한 모습이어도 좋고 수녀님들이 부족한 모습이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