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둥근 통속에 넣어진
묘목 세 그루를 받아
화분에 심었습니다.
버스로 왔는지 트럭을 탔는지
이틀이라는 시간을
목포에서 이곳 부천까지
꽁꽁 막힌 공간을 견디며
살아서 전달되었습니다.
동백 두 그루와 석류 한 그루
봄이 되니 묘목 밭에서 뽑혀
통 속에 넣어진 채
가쁜 숨을 내쉬며
어둠 속에 웅크렸을 작고 가느다란 나무들.
붙여놓은 테이프를 떼고 뚜껑을 여니
뿌리들은 젖은 종이타월로 감싸져
물이 담긴 비닐 속에 있었습니다.
긴 사순절
제 일상은
가슴을 잃고 머리로 살며
희망을 잃고서도 희망으로 참으며
사랑을 잃고서도 사랑으로 버티는
검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 이 어린 나무들이 통속에서 나왔을 때
저는 울컥해 눈물을 흘릴 뻔 했습니다.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한 줄기 빛조차 들지 않은 어둠의 동굴 속에
저를 버려두시기 전
당신과 떨어져 긴 시간 동안
당신에게서 벗어난 긴 거리에도
아니, 당신조차 사라져버린 그 암담함 속에서도
느끼지 못하나 숨쉬며 살아내도록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어 내도록
미리
내 희망의 뿌리를 감싸고
내 사랑의 뿌리를 당신 샘 안에 두셨던 것입니다.
(201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