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 대림3주간(금) - 황현철 신부님 강론

홈지기 2019.12.22 05:10:46

아침 빈 속이니, 이 질문이 떠오릅니다. 가장 좋아하시는 음식,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입니까? 저는

어느 노래의 제목과 비슷한 어머니의 된장찌개입니다. 어딜가도 그 어머니의 손맛보다 더 맛있는 을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날이 쌀쌀한 날 그 맛은 더 생각이 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보니, 곧 본가 방문을 가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대림3주간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직접적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신 길을 사람들이 어떻게

따라가는지를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하느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뜻대로 살아왔지만, 즈카르야와 같이, 그 순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나오지만 결국에는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와같이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우리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야할 모범을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께서 보여주고 계십니다. 

 

주님의 천사는 마리아를 찾아가, 그녀에게 예수님 잉태의 소식을 알립니다. 그리고 마리아를 찾아간

천사는 ‘기뻐하여라’라는 말로 우리를 위한 구원을 알려주십니다. 하지만 마리아가 살던 상황을 보면, 이 말은 ‘기쁨’의 말이 아닌 ‘두려움’의 말이지만 천사는 ‘기뻐하여라’라고 먼저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다음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말을 이어가십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녀는 천사의 이 상반된 말속에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정하게 됩니다. 천사의

말은 자신이 처한 상황들에서 자신의 생명까지도 잃을 수밖에 없는, 두렵고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만약 여기서 마리아가 자신이 처하게 된 상황만을 우선적으로 바라보며 거기에 매달렸더라면,

하느님의 뜻, 예수님의 잉태는 우리에게 걱정과 불안, 두려움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생각으로 어떻게든 그 일들을 해결하고자 했다면, 전쟁에서

적을 무찔러 나아가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이어져 벌어질 상황을 끊임없이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에 따라 해결해야 하는 걱정 그리고 두려움이 계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역시도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 구원의 시작을 좋은 기분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시며 하느님의 뜻을, 그분을 받아들입니다. 이 모습은 자신에게 주어질 영광된 모습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이루어질, 기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았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걱정과 불안,

두려움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주시고자 했던, 천사의 첫마디였던, 기쁨이 있음을 깨달았기에

겸손되이 하느님의 뜻을 받아 드리며, 그 뜻을 삶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는 우리 역시,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자신의

삶에서 찾고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뤄지고야마는 그 사랑을 바라보며 기쁘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아마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들은,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마리아에게서와

같이, 우리의 목숨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만큼의 걱정과 불안, 두려움을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천사의 방문 이후 마리아는, 우리가 볼 수 있듯이, 걱정과 불안, 두려움으로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더 넓은 길을 걸어가신 것처럼 우리 역시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기쁨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펼쳐지더라도

말입니다. 그 안에서 조금 더 그분의 뜻을 찾고, 그것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아름다운 하루 안에서, 그분의 탄생을 미리 맛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어머니의 손맛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삶을 통한 준비는 우리가

언제든 다시 떠올리며 돌아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