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야할 때가 가까워졌어요.
나를 키운 이 나무에서 떨어져
찬란한 햇살 눈부시게 퍼지는 곳
그리운 이들이 서로 껴안은 곳
그곳으로 보내주세요.
이 삶 동안
사랑으로 타오르는 불꽃
그 안에 머문 꽃다운 시간도 많았지만
당신이 나를 설레게 하는 동안에도
쪼아대는 벌레가 괴롭히곤 했어요.
별빛과 여윈 달빛마저 없는 날에는
습관처럼 간직한 갈망으로
애타게 당신을 찾곤 했지요.
지나고 보니 어둔 밤도 참 좋았어요.
이제 이 거대한 우주에서
사라져야할 때가 가까워졌어요.
나를 감쌌던 모든 것에
따뜻한 안녕을 고하고
당신이 데려가는 데 어디든
내 존재를 내려놓을 거예요.
꽃들이 황홀한 춤을 추는 곳,
사랑하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
아직까지 가 본 적이 없는 그곳으로
이젠 낡은 내 육신의 수레를
서서히 밀고 가 주세요.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입추가 지났다고 아침 공기가 서늘해졌습니다.
그룹 수녀님의 입원 소식에, 가까운 분들 안에서 세월의 긴 흔적을 보면서
제 자신도 보게되는 날들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갈 때를 더 자주 기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