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홈지기 2019.05.03 19:09:08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느님. 저를 찾으셨나요?

제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저는 당신께 드릴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이후

당신을 위해 따로 마련한 것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아무것도...

선행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저는 너무 지쳤습니다.

아무것도, 좋은 말 한마디조차 없습니다. 저는 너무 슬픕니다.

아무것도 없고, 삶의 혐오, 권태, 황폐만 있을 뿐입니다."

"그것들을 내게 다오."

 

"매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는 조급함,

의무와 활동을 멀리하고 쉬려는 열망에 휘둘려

해야 할 선행을 하지 않고 당신께 싫증을 냅니다..

오, 저의 하느님!"

"그것들을 내게 다오."

 

"영혼의 무감각, 제 무기력에 대한 후회와 그보다 더 강한 무기력..."

"그것들을 내게 다오."

 

"주님, 그렇지만 이미 당신께서는 넝마주이처럼 폐품과 쓰레기를 모으십니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하늘나라."

 

- 프랑스 여류시인 마리 노엘(1883-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