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0일(연중제2주일)-김명철요셉 신부님 강론

홈지기 2019.01.20 20:50:36

얼마 전 어떤 수녀님이 방학 선물로 주신 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제목이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중국 영화였습니다. 어느날 시골 마을에 젊은 청년 선생님이 오십니다.

그 동네에서 가장 예쁜 '디'라는 소녀는 그 선생님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을 주려고 만두를 빚었는데 몰래 선생님이 떠나시자 쫓아가다가 그만 넘어져서 그릇이

깨져버리고... 엉엉 우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선생님이 언제 돌아오실지도

모르는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에서 기다리다 쓰러지기도 하고, 그러한 디의 사랑에 결국

선생님과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디의 사랑은 식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그런 여인이 어디 있을까? 저에게는 하느님이 그런 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떠나버려도

하느님은 늘 저를 기다리시고 사랑하시는 분이심을......

 

오늘 말씀의 전례는 혼인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혼인은 궁극적으로 하느님과

인간이 맺은 계약을 의미합니다. 혼인이 한 번 맺으면 풀릴 수 없는 영원한 것처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하느님의 계약도 영원합니다. 이 계약이 예수님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죄가 있든 없든 상처받고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의 인생이지만 그 삶을 위로해

주시고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계약입니다. 

 

1독서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신부처럼 사랑받게 될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소박맞은 여인이라 불렸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처지의 여인을 기쁨으로 맞이하시며 '내 마음에

드는 여인', '혼인한 여인'이라 불리리라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와 아픔의 상처로 얼룩진 삶을

새롭게 하시고 궁핍함을 사랑으로 채워주시는 분이심을 알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은 그러한 새롭고도 영원한 사랑을 가지고 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카나 혼인잔치에서 일어난 일은 하느님과의 맺은 계약을 기억하게 합니다. 혼인잔치 중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인간의 사랑에는 그러한 부족함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곳에서

포도주를 만들어 내시는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부족한 것을 채우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주십니다.

포도주가 없다는 성모님의 말씀에 예수님은 당신의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라고

하는 것은 십자가에 달리시어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으시며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때입니다.

예수님은 조건없는 한없는 사랑을 오늘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 사랑은 곧 성령을 의미합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는 기적을 일이키셨던 분은 이제 죄와 상처로

얼룩진 우리들의 삶을 예수님을 따르는 거룩한 삶으로 변화시키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우리

각자에게 나누어 주시는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가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거룩한

사람은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처럼 사랑을 사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이 다시 한번 오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령의 은사를 가득 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이태리 주교님 한 분이 광주에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는데 주교님이 하니는 이야기를 통해서

저는 너무나 강렬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한 5분 동안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눈물이 흘렀습니다. 주교님께서 사시는 곳은 이탈리아 중부 지역인데

어느날 지진이 크게 나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습니다. 주교님께서 직접 돌을 나르시며 사람들을

구하시기도 했는데 주교님이 제일 안타까웠던 것이 유가족들에게 어떠한 말로도 위로해쥐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그저 품에 안아주는 것밖에 해주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몇 주 후에 유가족들이

주교님을 찾아와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주교님께서 그렇게 안아주신 것이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하면서요. 그 순간 제 눈에 주교님이 품에 안으셨던 그 모습이 떠올랐는데 무엇인가가 제

마음 안에 쏘옥 들어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을 꽉 채우는 충만한 사랑이었습니다. 마치도 하늘이

뻥 뚫려서 제 마음과 통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유가족들이 주교님의 품에서 느꼈던 위로는 찢겨져서 다 쏟아져버린 텅빈 마음을 치유하고 그 안에

가득 채우는 하느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은 십자가를 끌어안으시며 골고타를 걸으셨던 사랑,

십자가 위애서 팔을 벌리시며 용서를 구하셨던 예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수녀님들! 혹시 우리 마음 안에 사랑으로 다 채워져 있지 않다면, 사랑이 부족하다면, 이

부족한 마음을 성모님께 봉헌하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기를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거룩한 물동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그 때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가득 채워주소서. 아멘

 

부족한 강론을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시길 청하며 노래하나 부르고 싶습니다.

 

"다 표현못해도 나 표현하리라. 다 고백못해도 나 고백하리라.

다 알 수 없어도 나 알아가리라. 다 닮지 못해도 나 닮아가리라.

그 사랑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사랑 얼마나 날 부요케하는지,

그 사랑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그 사랑  얼마나 나를 감격하게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