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일) 이영수 신부님강론

홈지기 2017.09.03 20:15:50

연중 제22주일(가해) 주일

 

오늘 복음은 지난 주일, 베드로의 신앙고백 이후에 이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당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사람들에게 잡혀 고난을 받고, 죽게 되리라는 수난예고를 하시는데, 제자들은 큰 층격을

받습니다. 자기들이 생각하던 메시아, 구원자는 힘을 가진 분으로서, 로마의 압제에서, 가난에서,

병고와 고통에서 구해주는 그런 구원자를 바랬는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꿈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사탄의 유혹과 사탄과 끝없는 투쟁의 삶이였습니다. 예수님의 주위에는 수많은

반대자들이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앞지르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가로

막았습니다. “안 됩니다. 결단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 때 예수님은 말씀 하십니다."

베드로,  물러가라!" 여기서 ‘물러가라는 것은 ‘내 뒤로 가라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을 앞지르는 것이 

사탄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가로 막는 것이 사탄입니다.

 

사탄은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합니다. 자기의 입장, 자기 생각, 자신의

상처와 지존심만 생각합니다. 미안하지만 그것들 모두는 사탄입니다. 사탄에게 하느님은

걸림돌입니다. 사탄에게 저 십자가는 걸림돌입니다. 사탄에게 사랑과 자비와 나눔은 걸림돌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것과 맞서고 있습니다. 사탄과 맞서 하느님을 선택하려고, 사탄에 대항하여

저 십자가를 지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기를 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힘들다는 것도 알고, 어렵다는 것도 압니다. 버리고 떠나면 좋겠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그분이 나에게 심어놓으신 사랑이 흉터처럼, 아주 짙은 문신처럼 이마에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가 그렇습니다.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뜻과 정의를 외쳐도 세상은 그를

비웃습니다. 모욕을 안기고 핍박과 수치와 조롱을 일삼습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때려치우려 합니다만, 그렇습니다. "뼛속에 가두어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져 더 이상 견뎌 내지 못하겠습니다."

다시 당신 편에 섭니다. 당신을 버릴 수가 없고, 떠날 수가 없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속은 것입니다.

당신 꾐에 넘어 간 것입니다. 얼마나 크게 속았으면 이제 당신 때문에 놀림감이 되고, 조롱만

받더라도 당신을 떠나갈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바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세상이 조롱하고 어리석다하고 ‘왜 저렇게 사냐?’고 손가락질 합니까? 하느님에게 속아서 그렇다고

대답해 주십시오. ‘하느님 때문에 세상에는 바보가 되었고, 하느님 때문에 세상의 방식에는

영득하지도 못하고, 하느님 때문에 아첨과 이기심과 협잡을 부릴 수 없어서 나는 이 길을 버릴 수

없다고, 하느님의 말씀이 내 심장 속에 새겨져 있으니 나를 막지 말아달라’고, 대답해 주십시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하게

해 달라는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 따라, 세상의 방식과 계산과 평화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주제에 먼 미래를 저당 잡히지도 마시고, 내일에게 오늘을 빼앗기지도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겸손한 미음이 필요하고, 거룩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나머지는

하나도 안 중요합니다. 누가 잘나고 못나고도 안 중요하고 누가 높고 누가 낮은 것도 안 중요합니다.

심지어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고 조차 안 중요합니다. 얼마나 겸손하며 얼마나 거룩한지, 이것만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위해 그분은 십자가를 지셨고, 이것을 위해 우리는 그분의 십자가 뒤로 물러나고자 합니다. 다만 그분 십자가 뒤에 서겠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그 사탄은 막겠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먼 훗날 행실대로 갚으시는 그분께 당도하는 그 날, 그분이 ‘‘날 닮았다'." 하시는 그 한 말씀만으로도

이 남루한 인생은 갚음을 누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