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4 성령강림대축일 - 이영수 신부님 강론

홈지기 2017.06.04 19:54:03

성령강림대축일

 

성령을 하느님의 영, 하느님의 숨결, 하느님의 기운, 협조자, 변호인, 등등으로 말하고

대층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성령이 무엇입니까? 제자들을 봅시다. 그 제자들은 어떤 이들입니까?

스승 예수의 처참한 죽음과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입니다. 십자가의 죽음 이후로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 그러나 어느 날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전해준 빈 무덤의 소식에도

그들은 아직 부활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으뜸 제자라는 베드로는 부활 체험 이후에 무엇이라고 합니까?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라고 이야기합니다. 부활을 체험했으나, 그는 다시 맥없는 옛 생활, 살맛 없던 그 생활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부활을 체험했으나 여전히 두려움에 다락방 문을 닫아걸고 있던

그런 제자들입니다. 자기들 눈앞에서 스승 예수가 하늘에 오르시는 그 장면을 목격했던 제자들은

어떻게 하였습니까? 사도행전에는 스승의 승천을 바라보던 제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전해 줍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너희는 왜 여기 서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들은 승천을 체험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굳게 닫힌

다락방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두려웠으며 ,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설 수도 없었고,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어떻게 증언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굳게 닫힌 제자들에게 드디어 스승 예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신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성령을 받아들인 제자들의 변화를 유심히

보아야 합니다. 그런 제자들이 드디어 굳게 닫혀있던 다락방 문을 박차고 거리로 뛰쳐나갑니다.

일자무식이던 그들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라는 박사들 앞에서 예수가 바로

그리스도 메시아라고 선포를 하고 그들과 논쟁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힘이 흘러 넘쳤으며, 사람들은 그들의 선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놀랄 만큼 변화되어 있는 그 제자들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흩어졌던 그들이

다시 모였으며, 갈라졌던 그들이 한 목소리가 되었으며, 생기 없고 죽을상이던 그들이

신명 넘치는 사람들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제자들의 이러한 변화에 놀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매료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 죽을 일밖에 남아있지 않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사람들이 지니고 있던 궁금증의 해답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바로 이렇게 구체적으로 한 사람을 바꾸어놓으시는 변화입니다. 죽을 맛에서 살맛으로,

죽음의 기운에서 삶의 기운으로, 막혀있던 문에서 활짝 열어젖힌 문이라는 구체적인 변화입니다.

살아 있으나 죽은 것과 같은 사람들에게, 다시금 생기를, 다시금 온기를,

다시금 살맛을 불어 넣어주시는 분, 성령이십니다.

 

이냐시오 드 라타 규이에 대주교님은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하느님은 멀리만 계시다.

성령이 아니 계신다면 그리스도는 과거에만 머무신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교회란 한낱 조직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신다면 권위란 한낱 지배일 뿐 성령이 아니 계신다면 선교란

한낱 광고에 불과하고, 성령이 아니 계신다면 전례란 과거의 회상이 뿐 성령이 아니 계신다면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의 윤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령 안에 우주는 온통 창을 깨고,

왕국을 낳는 산고로 신음하고 있다. 성령이 계시면 부활하신 그리스도 여기 계시고,

복음은 찬란한 생명력을 내뿜고, 교회는 성삼위와의 통교를 의미하고 인간의 행위는

하느님으로 가득 차리라.'고 하십니다.

 

한마디로 성령이 없으셨다면 이 교회도 없습니다. 성령이 없으셨다면 이 교회는 2,000년 전,

갈릴래아의 다락방에서 말라 죽어버렸을 것입니다. 부활을 체험하고 승천을 체험하고서도

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갈라져 고사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성령이 오셨기에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성령이 오셨기에 선포가 시작되었고,

증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교회의 생일, 교회 창립일이라 합니다.

성령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지금 내 안에 꽉 차 있는 그것을 먼저 덜어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나를 하느님의 기운에 내어맡기는 것이 그 다음입니다. 내가 나를 보면 살맛이 없지만,

내가 하느님을 보면 살맛이 생깁니다. 바로 그 신앙이 나에게 일으키는 변화를 체험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나에게 그것이 가능하게 하십니다.

 

"Act 29" 서울 온누리 교회의 Vision 선언문입니다. 여기서 Act는 사도행전이고,

29는 29장입니다. 사실 사도행전은 28장으로 끝납니다. 그러므로 Act 29는 초대교회 역사를

오늘 여기서 이어가자는 것입니다. 성령의 힘찬 활동으로 매일 신자수가 늘어가고,

죽은 사람이 일어나고, 앉은뱅이가 일어서며, 가난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세상,

그래서 그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렀던 교회를 다시 복원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교회는 세계의 오지에 선교사2000명을 파견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우리도 다시 우리를 통해서 제2의 성령강림의 역사를 이룩해 가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