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5 연중제10주일 - 이영수 신부님 강론

홈지기 2016.06.05 23:14:15

연중제10주일 (다해)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과부의 아들을 살리셨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예수님께서 죽은 사람을 살리셨다는 아주 단순한 기적을 싣기 위함이 아니라 바로 구약 시대에 이와 똑같은 기적을 일으켰던 위대한 예언자, 곧 엘리야를 상기시켜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를 보면, 아합 왕의 폭정을 피해 시돈 지방 사렙타로 들어간 엘리야가 먹을 것이 없어서 과부와 아들만 사는 집에 얹혀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과부의 아들이 병이 들어 죽고 말지요 그때 엘리야를 원망하는 과부에게서 아들을 받은 엘리야는 하늘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난 다음, 아이 위에 세 번 엎드려 몸과 몸을 맞춘 다음 다시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자, 죽었던 아이에게서 다시 생명의 호흡이 깃들고 엘리야 예언자는 그 아들을 부인에게 돌려줍니다.

 

그 때 과부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어른께서는 과연 하느님의 사람이십니다. 어른께서 전하신 야훼의 말씀도 참이심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신약과 구약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그것은 누가 누구를 살렸으며 그 사람이 얼마나 위대했던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하느님이야말로 우리의 참된 구세주이심을 고백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오늘 복음도 그런 눈으로 보면 됩니다. 복음사가는 똑같은 상황, 곧 사별하여 아무 것에도 의지할 것 없는 과부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의 죽음을 똑같이 등장시킵니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잃은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그 절망을 보시고 엘리야와 같은 그런 장황한 기도나 기적을 위한 특별한 동작도 하지 않으셨음에도 그저 단 한 마디의 말씀으로 죽었던 아들을 다시 깨워 어머니에게 돌려주었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이를 본 사람들 역시 열왕기 엘리야의 기적을 체험한 과부의 외침과 동일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고, 당신께서 몸소 우리를 찾아오셨다고, 곧 사람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기어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음을 증언하게 합니다.

 

이것이 성경입니다. 그리고 이 성경의 역사는 오늘날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절망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데도 하느님께서는 나를 건져주시지도 나를 구원해주시지도 않는다고 하소연하기 전에 물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나와 함께 계시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기도해도 안 들어주고 그렇게 소원을 빌어도 안 들어준다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의 소원이 턱하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고통 속에서도 내가 믿음을 잃지 않고 진정으로 하느님과 함께 머무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구원은 그것입니다. 고통이 없어지는 것이 구원이 아니라 고통 중에서도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 구원입니다. 고통이 없다고 하느님을 잃으면 그것은 고통보다 더한 죽음일 따름입니다.

 

오늘 복음의 이야기가 결국 전하고자 하는 바는 그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돌보아주시는 분, 돌려주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입니다. 과부의 외아들이 죽었습니다. 세상을 잃은 것이고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런 과부를 보시고 주님께서는 그녀를 위로하시며 죽었던 아들을 일으키십니다.

 

그리고 15절, 성경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예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고 인간이 하느님께 돌린 것을 하느님은 다시금 인간에게 돌려주십니다. 인간이 돌려드리는 것은 주로 보면 크지 않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볼품없는 것을 아주 값진 것으로, 더 좋은 것으로, 영원한 것으로 되돌려주십니다.


우리는 아주 보잘 것 없는 기도를 하고 번번이 무너지기 쉬운 다짐을 하며 별로 내세울 것 없는 하루를 봉헌할 뿐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하루 안에 인간의 힘으로는 도무지 이루어내지 못하는 구원의 성사를 세워주시고 돌려주십니다. 내가 한 것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작은 것으로 가장 큰 것들로 바꾸어주십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그가 이제는 나의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임을 알아들을 줄 아는 것이 더 놀라운 기적입니다.


하느님은 죽이는 분이 아니시고 살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그분을 우리 한 가운데로 모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몸소 이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