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을 하면서

바람의노래 2015.12.09 00:32:21

 

잘못되어 온 삶을 풀어

온 정성을 다해

다시 짜낼 수 있다면

 

빠트린 코는 차근차근 걸어 잇고

끊어진 곳은 꼼꼼히 매듭지으며

 

나로 인해 어긋난 관계망을

나로 말미암아 구멍 난 이 세상을

 

당신 보시니 좋았던

조화롭던 때로 되돌릴 수 있다면.

 

혼탁해진 우리에게 오시려

한 여인을 찾아 헤매며

간절하게 부르신 하느님

 

오늘

스산하고 어지러운 이 날

당신 뜻을 이루실 어머니를,

 

낮아질수록 더욱 빛나고

숨을수록 더욱 향기로운

그 찬란한 별을 바라보며

한 올  한 올 뜨개질을 합니다.

 

( 2015128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에)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본원에서 김장을 했습니다. 모두들 모여 책임 분담을 했고 하루는 양념준비를, 그 다음날은 김치를 버무리는 일을 했습니다.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완전 무장을 하고서.

그 날 다들 중간에 제공되는 간식에 관심이 많았는데 총책임자인 주방담당 수녀님은 우리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버무린 배추 한 가닥을 먹여주며 나이도 성향도, 성격도 많은 부분이 각각 다르지만 하나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일하는 사이사이 사경을 헤매는 농부인 백남기 형제님을 기억하기도 하고 이 시대를 논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들은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바램과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의 소망만을 바라본다면 아무리 서로가 달라도 함께 일하며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 자신들의 양심의 소리, 정의와 진리와 평화라는 공동의 목적을 기억한다면 우리나라가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갈수록 서로 대립하게 만드는 상황은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내려놓지 못한 탓인 건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