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1 모든 성인 대축일 - 이영수 신부님 강론

홈지기 2015.11.02 00:57:43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은 세상 한가운데 살면서도 세상의 그릇된 질서와 온갖 우상의 지배에 굴복하지 않고 다만 하느님께 속하여 그분의 나리를 묵묵히 추구하며 살다간 이름 없는 성인들을 기억하면서 합당한 경의를 표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상 안에서 새로운 삶, 가치, 전망을 사는 행복한 사람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새로운 가능성 , 삶의 근본적인 전망을 향해 서도록 초대합니다.


이 행복선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언 앞에 무엇인가 일어났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설교와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새로운 신분을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일이 앞서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선언 하나하나에는 그 말씀의 현실로서 예수님이라는 산 모범이 서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행복선언은 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에 힘입은 사람들이 이 세상 한가운데서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삶의 근본 지향과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진정한 행복은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고 하느님을 향해 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성인들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공통적인 핵심은 세상의 욕망에 휩싸이지 않고, 바로 하느님과의 일치 안에 살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며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를,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십니다! 오늘 성서는 이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산상설교는 마태오 복음 5장의 행복선언을 시작으로 7장까지 이어지는 긴 설교말씀인데, 구약의 율법을 완성하는 새로운 가르침으로서 , 하늘나라의 대헌장이라고도 합니다. 행복선언인 오늘 복음은 산상설교의 기초이고, 서문이자 열쇠입니다. 이 행복선언은 복음의 진수요, 산상설교의 요약이라고 합니다.


이 행복선언은 하늘나라를 차지하게 될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려주고, 동시에 우리가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참된 행복이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 완성될 하느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서 시작되었으니, 지금부터 그렇게 살라는 초대이고, 요구이기도 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시작하려 오셨고, 하느님의 나라는 그분의 사명의 초점이고 최대 관심사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복이나, 행복이 부귀와 권세, 그리고 세상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이제는 누구나 압니다. 세상이 말하는 그 복이라는 것이 세월만 지나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모릅니다.


특히 산상설교에서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세상 사람과는 달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인 사고방식, 가치관, 사물을 보는 시각이 달라야 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섬기는 대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돈, 명예 성공이지만, 우리는 아닙니다. 세상은 자기능력과 힘을 자랑하고 큰 것, 강한 것 물질과 외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어린이의 마음입니다. 더 이상 자랑할 것도 남에게 보일 것도 없는 마음입니다. 겸손하고 온유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가난한 마음은 하느님만 의지하며 사는 삶입니다. 언제나 감사하며, 시련과 고통 앞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믿습니다. 하느님 앞에 언제나 깨어있는 삶, 언제나 순종하는 태도로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립니다.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사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고, 성모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복되다고 합니다.


가난한 자가 되십시다. 그래서 우리가 남에게 온유하고 자비를 베풀며,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의 삶을 살아갑시다. 그러면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는 행복을 얻을 것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삶을 온전히 채워 주실 분이십니다.


행복을 예감하십니까?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겸손히 내어주는 데에 행복이 있음을 고백합시다.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하지만 어디에 그런 희망의 샘이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 한가운데 사시는 하느님과의 친교 안에 있음을 확신합니다.


복자가 되신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이 한마디를 기억하면서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을 보내십시다.


적게 가질수록 더 많이 줍니다. 터무니없는 말 같지만 이것이 사랑의 논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지시한 길이 바로 이 길입니다. 우리도 가난의 길, 고난의 길, 온유의 길, 작은 자의 길, 소박하고 선한 길, 비움의 길, 희생의 길, 우리의 모범이 되신 예수님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성인 성녀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사랑만이 전부인, 지극히 단순한 삶을 살아 우리 모두 성인이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