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초등학교도 없어지고
중학교도 없어졌는데
이젠 고등학교마저 없어진다며
울먹이던 제자의 이야기에
지금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네 분의 미국 수녀님들이
한달 넘게 화물선을 타고 오셔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시골 아이들을 위해
1962년 강진군 평동리에 세웠던 학교
성요셉 여자 중 고등학교
일자리를 찾아
젊은 부모들은 도시로 가고,
일류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며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더 큰 도시로 데려가 버리고
이젠 학생이 없어서
내년이면 폐교가 되는 학교.
후배들이 끊기는 학교.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라는 교훈 아래
사랑과 나눔의 실천을 배웠던 졸업생들이
각지에서 모여 차마 학교를 잊지 못해
학창시절을 추억하며 눈물지었던
어제 총동문회.
학교를 지키지 못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
1회 졸업생의 이야기부터
사랑의 고리를 만들어 달라는
초대 교장 토마스 아퀴나스 수녀님의 말씀을 지키려
첫 동문회 모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다는
중학교 동문이며 교가 작곡가신 초창기 선생님 이야기까지.
아름다운 오보에와 클라리넷 연주를 들으며
우리 모두는 머나 먼 과거로 가고
고인이 되신 토마스 아퀴나스 수녀님,
노린 수녀님과 얽힌 에피소드로 웃으면서도
애잔한 그리움으로 고개 숙인 우리들.
왜 그리 하늘은 높고 푸른지
잔디 운동장은 또 어찌나 짙고 고운지
사랑하는 제자들을 만나고 돌아서며
.물기 어린 눈을 들어 교정을 둘러보곤
쓰라린 마음으로 학교를 떠나는데
토마스 아퀴나스 교장수녀님께서 들려주는 말씀이
귓가에 머물렀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 손에 맡기십시오.
다 사라질지라도 하느님은 영원하십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어제는 다른 때와 달리 참 힘든 동문회였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자랑스러워하고
학교에서 받았던 교육에 감사하는 동문들의 마음이 있어 위로를 받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씩씩하게 동문회를 하며 성요셉여학교를 잊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동문들 마음이 참 고맙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사라지더라도 학교를 사랑하고 제자들을 사랑한
모든 이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했던 추억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살피시는 하느님은 영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