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바람의노래 2015.08.20 20:55:05

  

 선인장

 

이 가시는

당신을 찌르려고 만든 게 아닙니다.

 

너무도 척박하고 황량한 땅

살아남기 위해 생긴 것입니다.

 

죽을 것 같아 하늘에 빌면

죽지 않을 만큼만 비가 내리고

 

꺼져가는 마지막 숨결을 토하니

이렇게 날카로운 가시가 되었습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목이 쉬도록 외쳐온

 

저의 역사가 돼버린

이 가시들.

 

사랑하는 이여,

이 가시는

결코

당신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랍니다.

 

+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황량한 사막에서 자라고 견디어낸 가시 가득한 선인장을 보면서

우리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시들은 우리가 자라면서 살아남기 위해,

견뎌내기 위해 스스로가 친 보호막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가시를 보지 말고 그 가시를 자라게 한

그 너머의 황량한 땅을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요즘 제 주변에 그 황량한 땅 때문에, 그것을 견뎌내기 위해 가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