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 지도가 엉망이 되어도
당신께 가는 한 길만은 남겨두십시오.
내가 사랑한 모든 얼굴 잊어도
당신의 얼굴만은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
내 칠판에 적힌 모든 단어 사라져도
사랑이란 말만은 끝까지 살아있게 하십시오.
내 지은 모든 표정 없어지고
일상의 모든 행동 놓치더라도
입가의 미소, 기도하는 손만은 놓아두십시오.
사랑하는 임이여,
내 이 땅을 떠날 때
나 자신을 잃더라도
당신만은 남아 계실 것입니다.
(2015.5.25.)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어제는 한국에서 평생 사목을 하시다가 본국에 휴가를 가신 후 더 이상 일을 하실 수 없게 되어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아일랜드 신부님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신부님의 병은 기억력이 사라져가는 것이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몇 개월 후면 모든 기억이 사라질 것이라 했답니다. 제가 중학교 때 본당 보좌신부님으로 계셨는데 작년까지 제 이름을 기억하셨는데 지금은 기억을 했다가도 또 기억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이곳 본원에 와 석 달 동안 일곱 번의 연도와 장례미사를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본당 학생회에서 같이 활동을 했던 신부님의 어머님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게 죽음이 늘 가까이 있고 머지않아 저 역시 늙음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받아들여야 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