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이네셈(INESEM)에서 하고 있는 일들 - 후기

홈지기 2014.09.22 19:15:33

우리 수도회에서 에콰도르로 처음 파견을 나간 이후, 선교지의 상황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에콰도르 선교지에 있는 박인영 수녀님이 현재의 모습을 이야기하듯이 정리하여 알려주셨답니다. 

활동별로 나누어서  홈페이지를 찾는 많은 분들, 씨튼가족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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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SEM 에서 하고 있는 일들>


후우~~~~*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죠? ^^


에콰도르를 우리나라의 60-70년대 사회로 생각하면

한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쉽다고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하세요.

이곳 빼드로 까르보에 와서, 또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보면 

그 말이 얼추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랍니다. 

워낙에 남미 전체적으로 노동법이라던가 사회복지 수준은 

선진국을 버금갈 정도로 잘 이루어져 있어서 

장애인에 대한 복지 혜택도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교육 정책은 우리나라 70년대 수준만 못한 것 같아요.

교육부 산하에 특수교육부가 존재하지도 않아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장애인 학교 운영에 대한 기준이나 모델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워낙 장애인이 많다 보니, 

도심에는 고급스런 장애인 센터가 곳곳에 있지만, 

학교로 인가되어 운영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장애인 학교라고 해서 가보면 센터인 경우가 다반사이고, 

과야낄에 있는 장애인 학교는 사립으로 된 고급 학교라서

아이들의 장애인 연금으로 겨우 생활을 연명하는 

우리 아이들 가정 형편에서는 꿈도 못 꾸는 곳이지요.

그래서 이네셈 학교는 이 지역 사방 1-2시간 내의 거리 안에서 

유일한 장애인 학교인 관계로 집에 돌봐 줄 사람 없이 방치되었던 아이들에게, 

또 그 가족들에게 이네셈은 희망을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교육 정책 안에 장애인 교육에 대한 인지도가 크지 않다보니, 

특수 교사를 양성하는 학교도 많지 않고,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기준이 없으니 

최소한의 것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런 관계로 정부 보조라고는 자격을 갖고 있는 

교사 5명에게 급여 지원해 주는 것이 전부이고, 

교육비 및 거의 모든 학교 운영비는 

순수 후원금을 통해서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6년 전, 우리가 이 학교를 맡기 전까지 

센터로 있었던 이곳이 학교로 전환되면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교사 자격을 따기 위해 주말에는 학교를 다닙니다.

일찌감치 자격을 따놓은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워낙 공부하고는 담을 쌓는 공교육 현실 속에서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은 

몇년이 지나도 함흥차사로 졸업 소식이 들리지 않기도 하고, 

어떤 선생님은 중도에 포기했다가 이제 다시 복학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교사 13명 중에 정식 교사자격을 갖춘 이가 5명이고 

그들이 그나마 월급을 정부에서 지원받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교육비를 받고는 있지만, 

워낙에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보니 

그도 겨우 명색만 교육비를 유지하는 정도이지요. 

게다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과도기를 겪고 있는 에콰도르의 현실 안에서

교육 정책, 학교 운영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서 

늘 전전 긍긍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됩니다. 

무슨 서류를 제출을 해도 담당자가 바뀌면 처음부터 새로 해야 하고, 

그렇게 제출한 것도 담당자의 이해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니

학교 운영이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은 당연하지요. 

한국에서도 학교운영이 어려운 데, 남의 나라에서 어디 쉽겠습니까?ㅠㅠ


먼 거리에 있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돈을 모아 봉고차를 빌려 등하교를 시키는 데, 

한달에 드는 비용이 50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곳 시내 버스비가 25센트에요. 

50달러라는 돈은 오지에 있는 가정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등교를 포기하는 경우들이 생겨나고요.

얼마 전까지 우리는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질 수 있는 

'통학 버스'를 마련 하고자 했지만, 버스 운영까지 하기에는 

여기 도로법이나 교통 상황이 엉망이어서 

학교 책임으로 버스를 운영한다는 것은 

학교 전체를 담보로 하는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 

그저 모르는 척, 부모들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지입차로 공동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을 두고보는 것이 최선일 뿐....

그래서 학교 전용 봉고차를 얻어 아이들의 나들이만이라도 

수월하게 다닐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냥 조그맣게 센터를 하지...아쉬움과 함께 덩치 큰 학교를 어찌 관리하누???

하는 질문들을 많이 던지실 것 같네요.

저도 와서 보면서 한참을 그런 질문들을 던져 왔답니다. 

한국에서 '나눔 재단'을 통해 아이들 급식비며 

선생님들의 월급, 학교 운영 자금등을 지원 받으면서 

갖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의 시설이 보완되어 가고, 

미국 수녀님들이나 후원자들 덕에 각종 지원 물품등으로

학교 물품들을 채워가면서 그야말로 덩어리도 커지고 일도 많아지고...

그것이 이네셈의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덕에 우리 아이들이 무척이나 행복해 졌다는 거에요.

에콰도르의 일반학교에 다니는 애들도 누리지 못하는 시설과 환경과 먹거리와

선생님들의 교육의 질을 받는 아이들이 된거죠.

선생님들이 비록 교사 자격은 다 갖추지 못했지만, 

우리 수녀님들의 은사체험팀을 비롯하여 다양한 '봉사자'들의 방문을 통해 

교육방법을 익히고 새로운 활동을 습득하면서 

다채로운 활동들을 아이들과 할 수 있게 되니까,

게다가 하루에 한 번은 집에서는 먹을 수 없는 

영양과 맛이 조화를 갖춘, 특히 고기다운 고기를 먹어볼 수 있게 되니까,

아이들이 생기가 돋고 표정이 살아납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해온 일이, 하고 있는 일이, 해야 할 일이 

이곳에서는 '예언자적인 역할'이 되었고, 되고 있고,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센터로 머물렀다면 단순히 아이들을 돌볾으로 끝나는 일이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접근하게 되니 아이들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8살이 되도록 집에만 있던 친구가 올해 처음 이네셈이라는 

장애인 학교가 있다는 것을 엄마가 아시고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는 청각장애인인데,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에게 글자로, 숫자로, 그림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집에 조그마한 칠판을 하나 사다 걸어주셨대요. 

이젠 온 가족이 아이와 그 칠판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답니다.  

교육의 힘이기에 가능한 변화인 거죠.

단적인 예이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이네셈을 다니는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기력함에 빠져 집에서건 학교에서건 잠만 자는 중증 장애인 친구는 

이제 아침만 되면 학교를 가기 위해 눈을 뜹니다. 

비록 학교에 오면 누워 있는 시간이 많지만,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지요.

새로운 자극들이 많아지면서 변화된 모습이랍니다. 


이 곳 현지인이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이 되어 애를 쓰지만, 

이곳의 역사력 안에서 도움은 고마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되려 더 줄 것 없냐고 손을 벌리는 현실을 접할 때마다 

언제까지 얼마나 어디까지 주기만 할 수 있을까 회의도 들지만, 

자립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많은 기도와 격려가 없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들입니다. 

수녀님들~ 부탁드립니다. 꾸벅~!!! 


길고 장황한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용~~~*

오늘이 아니면 저도 또 함흥차사 일을 미룰 것 같아서 생각 난 김에 올립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힘차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