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낮추고 베푸는 하느님이 그 중심이 되는 삶

홈지기 2013.09.02 05:17:58

연중 22주일

본원미사 강론. 이영수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는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을 초대합니다. 바리사이는 의미상 떨어져 있는 사람들, 일반 대중과는 다른 좀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모세의 율법에 대해 보다 엄격한 율법준수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일단의 무리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정치권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재야에서 율법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선비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으로부터 계속 질책을 받곤 하였습니다. 지난 주간 동안 진노의 천둥소리라 불리어지는 무서운 진노와 격분의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율법의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가 채워져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이 식사 초대 자리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초대되어온 바리사이들이 초대되어온 예수님을 곱지 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냥 한 번 힐끗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예수님이 무슨 짓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꼼꼼히 보았다가 꼬투리를 잡아야지!”하고 작당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에게 걸림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에 비친 초대 받은 다른 사람들이 서로 윗자리에 앉으려고 신경 쓰는 것을 보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그리고 예수님은 교훈 하나를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이 말씀은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와 같은 뜻의 말씀이 공관복음에 거듭나옵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말씀하신 꼴찌의 뜻은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하느님과 다른 사람을 섬김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섬김은 신앙과 사랑의 근본적 바탕입니다. 섬김이 없는 겸손은 허례허식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식탁에 앉은 이들을 둘러보십니다. 그들은 모두 사회적, 경제적 수준이 집주인과 비슷한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그들이 초대를 받았지만, 그들은 후일 언제가 집주인을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관행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사람을 잔치에 초대할 때는 되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베푸는 잔치가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초대하고, 그들에게 베풀어서 그들이 행복한 우리의 이웃이 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가 당연시하는 우리의 관행과 예수님의 권고 말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소중합니다. 우리는 이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이 대우를 받고,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과대포장 하고자 합니다. 입은 옷으로, 가진 자격증으로, 주어진 지위로, 혹은 가진 돈으로, 또한 자신을 과대 포장하여 자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우 우리 자신이 베푼 만큼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것이 손해 보지 않고 현명하게 사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웃의 사정을 고려하는데 에는 인색합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에 나타나는 하느님 자녀의 삶은 다릅니다. 우리 자신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우리의 관행과는 대조적으로, 예수님은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중심으로 생각하십니다. 하느님은 당신 스스로를 드러내고, 높이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그런 하느님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 자비롭고 사랑하는 분이라고 믿었고,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우리가 배워 실천하여, 그분의 자녀 되어 살라고 가르쳤습니다. 자비와 사랑은 자기 자신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하지 않습니다. 자비롭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낮추어서 이웃의 입장에서 이웃을 보고 그를 이해하며 보살핍니다. 예수님이 가르친 삶에는 스스로를 낮추고 베푸는 하느님이 그 중심에 살아계십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베푸는 마음이 참으로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높은 자리를 탐하고 남을 지배하고 순종시키겠다는 마음은 자유로운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웃을 극복해야 하는 경쟁자로만 생각하는 일입니다. 섬기고 베푸는 삶을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