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마르타 기념일
본원미사 강론. 이영수 신부님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는 지난 주일의 한 말씀이 메아리쳐 옵니다. 오늘도 마리아는 집에 남아있고 마르타는 행동하고 있습니다. 오빠의 죽음 앞에 ‘당신만 계셨으면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 이라고 벌써부터 마중나가 그 발치에 엎드려 ‘통곡’ 할 수 있었던 여인, 인간 예수를 두고 ‘당신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이십니다....’ 하고 그 어떤 제자도 감히 할 수 없었던 신앙고백을 서슴없이 쏟아낸 여인, 바로 그녀가 마르타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녀의 통곡 앞에 기어이 눈물을 흘리시고 그녀의 바램대로 오빠 라자로를 무덤에서 돌려 세우십니다. 죽은 자들의 하느님, 죽은 율법과 죽은 계명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자들의 하느님을 만나게 하십니다. 제 아무리 마리아가 예수님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모셨고, 결국 ‘마리아가 더 좋은 몫을 택했다’ 하신 예수님께서도 그 억척스런 마르타가 준비한 푸짐한 음식들을 맛나게 드셨던 것처럼, 누군가는 마르타의 몫을 이어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천이 없는 영성이야말로 인간의 영혼에 거품만 잔뜩 끼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마르타의 길을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합니다. 오늘은 그런 마르타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 마르타를 통해서 당신이 참으로 누구이신가를 밝히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죽음을 통하여 우리의 생명이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로 들어감을 분명히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스도는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오르시어 당신을 따르는 자에게 그러한 죽음을 통한 새로운 삶을 보여주시고, 그러한 생명을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그러한 당신 생명에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영원히 있다는 기쁜 소식이며, 복음이며,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고 새로운 삶으로 옮겨 간다는 믿음을 다시 고백하며, 희망을 가지고 남은 생애 더 큰 사랑의 삶을 살아갑시다.